유지민
For Mom's Prayer pencil and ink on paper, 140cm in diameter, 2010
유지민
Praise pencil and ink on paper, 150x90cm, 2009
유지민
Merry-go-round pencil on paper, 110cm in diameter, 2009
유지민
Portrait pencil on paper, 80cm in diameter, 2010
유지민
Safe birth pencil and ink on paper, 110cm in diameter, 2010
유지민은 일상의 상황과 풍경의 요소 가운데 느껴지는 숭고한 감성(sublimity)을 연필과 묵을 통한 드로잉으로 옮긴다.
유지민의 그림에는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공간이 있다. 그리고 생각과 감정을 담은 구겨진 종이가 그 공간을 둘러싸고 유기적인 원을 그리며 천천히 돌고 있다. 아주 천천히… 공간 속에서 폭발처럼 보이는 커다란 에너지가 보이더니, 그 반동으로 종이를 집어삼킨다.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담은 종이가 아득히 캄캄한 공간 속으로 빨려 들어가 별이 되어 흩뿌려진다.
이제 공간 속에는 위엄과 질서와 영적인 것들을 상징하는 삼각형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 안에는 우리의 해결하지 못한 분노와 아픔, 욕심, 슬픔, 그리고 열정 같은 것들이 구슬이 되어 소용돌이치고 있다. 삼각형은 프리즘처럼 보이지만 완전함과 균형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굴절도 없이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소용돌이의 울림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다. 생각과 감정을 빼앗긴 빈 종이는 공간으로 흩어진다.
감성은 생각을 만들고 생각은 기억된다. 유지민은 자신의 기억에 공간적인 성격을 부여한다. 아니 주어진 장소에 자신의 기억을 용해한다.
작가는 “작업을 통해 해결되지 못한 갈등이 남겨놓은 잔해들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의 구조가 내게 어떤 화해의 의지를 불러일으키기를 원한다.”라고 말한다. 누구에게나 종교와 도덕과 신념과 같은 것들에 대한 반발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근원에 관해 명확함을 구하는 시기가 찾아온다. 그리고 그때 즈음, 부모보다는 비슷한 생각과 고민을 가진 또래의 친구와의 관계가 더 중요한 의미가 된다. 자신의 생각을 나누며 가지는 휴식. 하지만, 나이가 들며 지식과 경험이 만들어 놓은 구조 속에서 갖게 되는 경륜과 안정은 더는 진지한 것들에 대한 생각으로 피곤하기를 원치 않는다. 그리고 서로 가졌던 너무나 진지했던 그때의 위안과 연민이 의식적으로 만들었던 어설픈 상처의 기억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쓸쓸히 지워 나간다. 결국, 타인과 가지는 관계 속에서 갖게 되는 의미는 처음 자신을 돌아보며 갖게 되는 문제의 곤궁함과 난관 그리고 더 근원적인 것을 구하려는 지금의 작가에게 답을 줄 수 없다. 기억은 더 긴 시간의 사건과 인물과 배경을 담기도 하지만 순간의 감성이 갖는 인상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그런 짧은 인상의 조각은 익명의
누구에게라도 있을 만큼 빈번하게 기억되고 있다. 창문으로 쏟아지는 빛이 만들어 내는 기하학적인 무늬와 흔들리는 그림자, 사람들의 웃음소리, 나무냄새, 친밀한 혹은 의심에 찬 눈빛들……
문제는 그 안에 해답이 있다.
유지민은 질서와 균형과 완전함과 같은 근원적인 상징을 찾아 영적인 신성함을 그림 속에 담고자 한다. 그리고 무엇으로 비꼬아 대어도 흐트러지지 않은 채 온전한 모습으로 남을 수 있는 순수함 속에서 그러한 것들을 찾으려 한다. 초조함과 불안 속에서 한 점의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기억의 조각들을 뒤척이며 감정의 흐름을 이미지로 담는다. 신성에서 떨어져 있는 불완전한 인간이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여 답을 구할 수도 없고, 물러설 수도 없어 괴로워하며 나열해 놓는 기억 속 순간의 감성이 갖는 인상의 편린들, 그리고 그 조각들이 우리에게 주는 숭고한 감성.
그것이 아마 유지민이 만들어 놓은 빛의 이야기가 갖는 줄거리일지 모른다. [옆집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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