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하연(初夏宴)
2018.06.30 ▶ 2018.07.14
2018.06.30 ▶ 2018.07.14
이소윤
When it rings oil on canvas, 130.3x162.2cm, 2016
이소윤
Untitled oil on canvas, 112.1x112.1cm, 2018
이소윤
Untitled oil on canvas, 91x116.8cm, 2018
이소윤
Untitled oil on canvas, 130.3x162.2cm, 2016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갤러리 이마주에서 6월 30일부터 7월 14일까지 이소윤 개인전이 열린다. 이소윤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 영국왕립예술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한국에 돌아와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작가이다. 그의 작품들은 강한 식물성이 느껴지는 이미지들로 구성되어 있어 마치 더운 여름 날 녹음이 짙은 숲에 온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서로 유사한 듯 다르기도 한 ‘무제 시리즈’는 각각 기본이 되는 녹색 계열의 작품들과 더불어 때로는 검거나 붉은 색감들이 변주되는 형식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실제 풍경의 재현 같기도 하며 혹은 작가의 내면을 토대로 창조된 이면 세계로 보이기도 한다.
어린 시절 나고 자랐던 할아버지댁 앞 마당, 짙푸른 마당의 여름철 녹음에 대한 강렬한 기억이 있다.
느리고 지리하게 지나가던 시절, 따갑고 버거웁게 지나가던 시간, 번갈아가며 지내는 동안 가장 깊이 그립고 좋았던건 해마다의 여름 원없이 보았던 초록색이다.
올 겨울 할아버지를 보내 드리고 이제 여름 풀들이 무성하다.
아름답게 남겨주신 녹빛 마당, 화엄의 정원에서 하늘에 계신 할아버지를 추억하며.
– 이소윤 작가노트 中
작가는 어린 시절 할아버지댁의 마당에서 보았던 여름철의 인상으로 작품들을 구상했다고 말한다. 이는 실제 풍경을 자신의 경험과 함께 미학적으로 재구성했다고 볼 수 있다. 다소 철학적이고 무거운 주제를 추구하거나 대중문화에서 오는 가벼운 경향성만을 흉내내는 듯한 다른 신예작가들과 달리, 몸소 겪은 생생한 체험과 정서를 충분히 내면화하고 진솔하게 표현하는 작가의 태도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다가오는 7월, 갤러리 이마주에서 열리는 <초하연>은 짙은 녹음들 사이에서 갖는 휴식이자 한 권의 정성스럽게 쓴 일기장 같은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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