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아트선재 프로젝트 #4: 마이클 주 – 소격효과
2018.09.08 ▶ 2018.10.14
초대일시ㅣ 2018년 09월 08일 토요일 04:00pm - 08:00pm
2018.09.08 ▶ 2018.10.14
초대일시ㅣ 2018년 09월 08일 토요일 04:00pm - 08:00pm
전시 포스터
아트선재센터는2018년 9월 8일부터 10월 14일까지 마이클 주의 개인전 《2018아트선재 프로젝트 #4: 마이클 주 – 소격효과》(이하 《소격효과》)를 개최한다.
철원 평화문화광장에 설치된 마이클 주의 새로운 공공 조형물 Absentialis 와 밀접하게 연계된 전시인 《소격효과》는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작업으로 구성된다. 는 한반도 비무장지대와 지리적으로 맞닿아 있는 민간인통제구역에 설치된 장소 특정적 설치 작업으로, 한탄강 주변에서 수집된 7개의 작은 화산석을 디지털 스캐닝하여 그 형태를 확대, 분해, 재조립한 후 콘크리트로 주조한 거대한 조각이 중심을 이룬다. 조각의 사방에는 철원 지역에서 수집된 7개의 천연 화산암 바위들이 에워싸는 형태로 설치된다.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영구 설치 작업은 로보틱스 등 디지털 기술을 다루는 실험적인 그룹 테크캡슐(TechCapsule)과 서울 시립대 세운 베이스먼트와의 협업을 통해 실현되었다.
평화문화광장 및 아트선재센터에서 선보이는 이번 프로젝트는 강원도 철원의 한탄강을 가로지르는 승일교에 대한 작가의 영감에서 기인한 것으로, 이 다리는 한반도 분단의 역사를 간직한 장소이기도 하다. 승일교의 북쪽 부분은 1948년 북한과 소련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그 나머지는 6.25 전쟁 후인 1952년 남한에 의해 완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무장지대의 경계를 이루는 장소이자, 남한과 북한을 관통하는 한탄강을 가로지르는 승일교는 북한과의 낯설고도 직접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승일교가 완공된 후 양 옆에 순차적으로 건설된 교량들은 각각 그 이전에 세워진 다리가 내포하는 시간성을 상기시킨다. 이렇듯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승일교의 유동적인 정체성과 장소 본연의 물리적, 상징적 배경은 아트선재센터에서 마이클 주가 선보이는 작업 전반의 근간이 되었다.
《소격효과》전의 중심축을 이루는 작업인 는 평화문화광장에 설치된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비롯된 광범위한 테스트 및 실험을 통해 얻어진 결과물로 구성된다. 콘크리트 주조를 위해 3D 프린팅과 CNC 밀링머신으로 제작된 거푸집, 재료 분석 과정의 파생물, 드로잉과 같은 결과물들이 응집되어 하나의 조각적인 형태를 형성한다. 콘크리트를 주조하여 제작된 인공 돌조각은 민간인의 접근이 제한된 비무장지대의 접경지역에 설치되어 고립된 오브제로서의 상태를 강조하는 한편, 아트선재센터에서 전시되는 작업은 철원의 인공 돌조각을 주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거푸집 원형 내부의 음각을 통해 돌의 형상을 추론하게끔 한다.
전시의 또 다른 주요 작업
는 벽돌 격자 위에 기하학적 패턴을 그려낸 “회화” 작업이다. 평화문화광장 작업에서 비롯된 파생물을 재구성한 아카이브이자 그 자체가 새로운 조각 작업으로 작용하는 점이 특징적이다. 광장의 바닥을 구성하는 동일한 벽돌로 광장 바닥을 전시장에 재현한 후 그 위에 새로운 패턴을 부여한 이 작업은 광장의 일부였으나 퇴거된 요소들로 구성됨으로써 “장소의 인용”을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는 전시 기간 동안 퍼포먼스나 관객 참여의 장으로 활용되는 등 전시를 넘어서는 열린 형태의 협업 작업으로 발전될 것이다.
전시의 제목인 《Verfremdungseffekt 소격효과》는 독일어로 관객이 극의 줄거리에 온전히 몰입되는 것을 방지하고 극에 대한 의식적이고 비판적인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모종의 기법을 일컫는다. 이 전시에서 거리의 개념은 여러 측면에서 강조된다. 우선 철원의 조형물 제작 및 설치 과정을 전시의 표면에 직접적으로 드러냄으로써, 노동이 수반되는 제작 과정의 흔적이 지워진 채 완결된 오브제로 기능하는 예술작품과는 거리를 둔다. 또한 테크캡슐, 서울시립대 세운 캠퍼스 등의 협업자들과의 밀접한 협업 과정이 강조되어 전시의 시각과 촉각적인 측면을 형성하는 외부 요소를 작업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작품이 설치된 장소인 평화문화광장과 아트선재센터 사이의 물리적인 거리는 그 자체로 광장을 낯선 장소로 만들며, 보다 개념적인 차원에서 거리와 거리두기는 비무장지대라는 장소적 맥락 안에서 심리적 단절뿐만이 아닌 물리적 소외로 읽히기도 한다.
“경계의 장소”에 위치한 철원 평화문화광장은 비무장지대와의 접경 지역이자 중무장 지대인 민간인통제구역 내에 인공적으로 조성된 넓은 면적의 완충지대라 볼 수 있다. 인근 대부분의 지역이 군의 허가를 받은 ‘안보관광’을 통하지 않고는 접근할 수 없고 지구상 가장 엄격하게 유지되고 있는 자연생태 보존지역이라는 점에서, 광장이 내포하는 ‘공공성’과는 모순된 양상을 띤다. 평화문화광장의 정체성은 여전히 형성 과정에 있으며 가늠될 수 없는 다양한 미래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
테크캡슐 토크
일시 2018.10.6 (토) 오후 4시
장소 아트선재센터 한옥
대담: 황동욱(테크캡슐 대표), 황지은(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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