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광, 나는 고향으로 간다
2018.07.07 ▶ 2018.10.03
2018.07.07 ▶ 2018.10.03
전시 포스터
강광
오월의 노래잃어버린 섬 1985, 캔버스에 유채, 96x130cm
강광
나는 고향으로 간다 II 2003, 캔버스에 아크릴, 100×130
강광
나는 고향으로 간다 Ⅳ 2004, 캔버스에 아크릴, 125x145cm
강광
烏飛 Dont Attack 2007, 캔버스에 아크릴, 180x227cm
제주도립미술관(관장 김준기)은 제주에서 14년간 활동한 강광(姜光, 1940~)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강광, 나는 고향으로 간다’ 초대전을 오는 7월 7일(토)부터 개최한다. 초대전은 총 2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제1부는 7월 7일(토)부터 8월 15일 (수)까지며, 8월 17일(금)부터 10월 3일(수)까지 제2부 전시가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제주 삶 속에서 화가 강광이 추구한 시대정신을 작품을 통해 기억하고자 마련되었다. 또한, 제주 4·3 70주년을 맞는 올해, 제주도립미술관의 ‘4·3 70주년 특별전 포스트 트라우마’에 이어 강광의 작품을 선보이며, 제주가 품고 있는 가슴 아픈 역사의 발자취도 한 번 더 되새겨 보고자 한다.
총 50여 점의 회화를 선보이는 제1부에서는 화가의 1970년대와 1980년대의 작품으로 ‘침묵적 저항’과 ‘역사와 현실에 대한 성찰과 비판’으로 나누어 소개된다. 제2부에서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작품 50여 점이 전시되며, ‘반민족, 반통일 세력에 대한 경종’과 ‘삶의 터, 사람에 대한 애정’으로 구분되어 전시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아름다운 자연과 제주 4·3의 시대정신, 그리고 젊은 강광의 역사 인식이 반영된 회화를 만나볼 수 있다.
강광에게 제주 생활 14년은 특별한 시기다. 1960년대 말에 제주로 내려온 강광은 유신정권 하의 암울한 현실 속에서 끝없이 고뇌하며, 힘든 현실을 그의 정신 속에서 추스르고 아우르고자 기나긴 사유의 시간을 보냈다. 그는 제주에서 머물며 작품 활동을 한 시기를 본인 화가 인생의 습작기라고 말한다. 이 시기 그의 작품을 보면 그가 관심이 있는 자연과 현실을 그만의 독특한 컬러로 해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10여 년의 제주 생활 동안 강광이 젊은 예술가로서 자신의 초상에 대해 얼마나 번민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1982년 제주를 떠난 후에도 제주에서의 고뇌를 이어가는 화가의 예술세계도 엿볼 수 있다.
강광의 작품에서 일관되게 소재로 등장하는 것은 자연이다. 그가 제주에서 바라본 풍경들, 14년이란 짧지 않은 세월 동안 긴밀한 대화를 나눈 상대는 오직 자연뿐이라는 듯 그의 작품의 모티브는 모두 자연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1985년 작품인 ‘오월의 노래 – 잃어버린 섬’은 1980년대 강광의 작품세계를 한눈에 보여준다. 1980년대에 강광은 사람만을 대상으로 하는 그림은 거의 그리지 않았고, 늘 산과 들 같은 풍경을 바라볼 뿐이었다. ‘오월의 노래 – 잃어버린 섬’의 모티브 또한 그러하다. 해골이 뒹구는 섬에서 붉은색의 용암이 커다란 풍선처럼 분출하고 있다. 특히 말풍선처럼 등장하는 선명한 붉은색이 강렬하다. 조금은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작품의 소재들은 얼핏 보기에는 외부세계를 표현하고 있지만, 이 모티브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삶의 진실’이다. 누군가는 그림을 보는 순간 당시의 광주 5·18과 제주 4·3을 떠올릴 수도 있다. 그에게 자연은 인간 세상의 장면들을 상징하는 객체이다. 1985년 작품인 ‘들개’처럼 동물이 주 소재가 되는 경우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이처럼 자연을 모티브로 삼은 강광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것은 황량함과 몽환적인 분위기다. 본 전시에서 유난히 자주 등장하는 ‘들개’ 와 ‘새’ 등은 작가가 어릴 적 경험한 고향의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황량하고 몽환적인 기운과 동시에 처절한 고독감이 화면 전체를 장악하고 있다. 그 안에는 들개나 유령, 새, 멧돼지 등이 의인화되어 나타난다. 그 의미를 명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다시 보면 어린이의 그림처럼 천진하기도 하다.
2000년대 이후, 강광은 문자언어를 사용하여 작품을 표현하곤 했다. ‘나는 고향으로 간다’, ‘마리산 자락에서’ 작품에서 나타나는 글귀는 작가가 꿈꾸는 이상과 현실에 대한 언어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이번 초대전을 통해 관객들은 강광의 심연을 들여다보며, 힘든 시대적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본인의 독특한 예술 언어로 삶의 진실에 다가가고자 노력한 예술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제2부가 시작되는 8월 17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강광의 삶과 작품세계’에 대한 학술세미나가 열릴 예정이다. 평소 강광의 예술세계를 연구해온 제주문화예술재단 예술공간 이아 이경모 센터장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이번 전시는 이루어졌으며, 오는 학술세미나에서 ‘한국 현대미술과 강광’에 대해 발제할 예정이다.
제주도립미술관 김준기 관장은 “강광 화백의 작품은 우리 현대사의 상처를 돌아보는 동시에 제주가 품은 자연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제주 미술사와 제주 현대미술에 영향을 끼친 예술가들의 삶에 더욱 많은 이들이 관심을 두게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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