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현展

2010.04.30 ▶ 2010.05.09

노암갤러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 133번지 노암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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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10-04-30 17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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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현

    Confined One Series 스틸_석고, 가변설치,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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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현

    Confined One #1 스틸_시멘트, 180×60×40cm,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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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현

    Single #8 석고_스티로폼_석고붕대_스테인리스_아크릴, 180×140×70cm,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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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현

    Single #6 타일_레진_물_공기 펌프_나무, 120×90×80cm,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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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현

    Single #7 천_스틸_나무, 140×120×120cm,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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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현

    Single #3 시멘트_나무_페인트_스테인리스, 60×43×32cm, 2007

  • Press Release

    전형성과 은유를 통한 신체와 행위·공간의 밀착
    사람들은 자신이 인식하지 않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장소에 둘러싸여 수많은 행위를 하고 있다. 장소와 행위는 서로를 규정하고 제약한다. 설령 그것이 섹스나 흡연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성격의 행위일지라도 우리는 다양한 경로의 학습을 통해 제스처를 습득하고 체화한다. 다시 말해 습득과 체화의 사회성은 가장 은밀한 생활영역에까지 침투한다. 순간이동의 능력이 주어지지 않는 이상 매순간 둘러싸인 현실의 공간은 한정될 수밖에 없으며, 행위 한다는 것 역시 아무리 능동적이고 다양할지라도 장소와 사물에 국한되어 습관적으로 규격화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렇게 한정된 공간과 반복되는 행위들의 상호작용은 자아를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밑천이 된다. 미시적인 행위들에서 집단적으로 공유하는 공간에 이르기까지 그것들은 자아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것이다.
    공간․행위와 신체 사이의 상호 고립. 이는 작가 김남현이 자신의 작업에서 다루는 주요 화두이다. 작가는 그의 일상과 개인사의 관찰을 통해 행위 하는 신체와 신체를 둘러싼 공간의 전형성을 탐구한다. 공간과 행위를 모티프로 삼아 제작된 그의 작업은 두 가지 방향성을 갖는다. - 고정된 ‘제스처’나 ‘행위’로 전형화 되어있는 신체, 그리고 특정한 ‘공간’ 속에 밀착되어 있는 신체. 각각 ‘행위’와 ‘공간’이라는 다른 영역을 주제로 갖고 있지만, 이들은 고립된 신체라는 지점에서 교차한다.

    Confined One, 박제된 행위의 전형성
    Confined One 시리즈에서 작가는 자신이 속한 영역에서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행동들에 주목한다. 여기서 그는 일상의 행위들에 대해 아무리 개인적이고 은밀하다 할지라도 반복적으로 수행되는 습관이라는 뉘앙스를 강하게 부여한다. 각각의 작품에서는 담배를 피우는 자세와 기도하고 절하는 종교적 행위, 회사원과 군인의 스테레오타입, 키스와 성행위 등 다양한 체위를 구사할 수 있는 상황에서조차 전형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 관찰된다. 행위의 전형성을 다루기 위해 작가는 자세를 잡는 데 포인트가 되는 머리와 손의 위치 등을 부분적으로 포착하여 콘크리트와 석고로 둥글게 틀을 씌워 단단하게 굳혔다. 작품들은 잠금장치와 경첩의 흔적을 두어 착용이 가능한 것처럼 제작되었는데, 실제로 착용한 모습을 보면 단단한 틀에 머리와 사지를 집어넣어 자세를 ‘취한다’기 보다는 ‘갇혔다’고 표현하는 편이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이렇듯 Confined One 연작은 특정 상황에서 나옴직한 행위들을 정지시킨 채 박제해놓는다. 박제된 행위는 얼굴과 손의 윤곽이 생략된 두루뭉술한 프레임의 외형으로 하여금 인간의 개별적인 면모를 말소시켜 행위의 전형성을 강화한다. 특정 상황과 장소들로부터 행위의 형식만이 분리됨으로써 행위가 갖는 의미들은 증발된다. 습관적인 반복이 박제된 오브제에서 발견되는 것은 정지된 제스처의 표상적인 전형성뿐이다.

    Single, 신체와 공간의 밀착
    행위와 더불어 공간은 필연적인 인간 경험의 전제조건이다. 우리의 사유와 기억은 ‘지금 여기’라는 시공간을 벗어날 수 없다. 원하든 원치 않던 우리에게 공간은 이미 주어져 있는 선험적 조건이며, 예의 사실은 존재철학의 불문율이기도 하다. 하지만 거창한 담론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행위와 공간 양자가 일상적인 경험과 우리의 기억을 구성하는 가장 직접적인 요소들이라는 점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작가의 작업과정 역시 타인과 관계하며 대상을 지각하는 경험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일상의 관찰을 통해 제작된 그의 작업은 인간존재의 본질적인 고찰과 공명한다. 앞의 Confined One 시리즈가 행위의 전형성을 다루고 있다면, Single 연작은 공간의 전형성을 다룬다. 전자의 작업이 신체의 부분대상을 빌어 특정 상황의 제스처와 행위를 박제한 것이라면, Single 시리즈 역시 공간을 포착하는 신체의 연장선상에 위치한다. 신체와 공간이라는, 서로 다른 두 범주의 존재들을 하나의 형상물 속에 담아내기 위해서는 뭔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할 것인데, 작가는 특정 장소를 신체의 윤곽 내부에 가두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먼저 공간은 특정한 성격을 갖는 장소로 세분화되어 그 크기와 규모가 신체의 윤곽으로 수축됨에 따라 하나의 신체형상으로 축소된다. 축소된 공간이 고립된 신체의 모습으로 체현되고, 신체는 그 자체가 하나의 장소로서 부각됨에 따라 장소와 신체 사이의 거리는 압축되고 양자는 하나로 묶이게 되는 것이다. 공간의 전형적인 성격은 신체의 윤곽으로 형상화됨에 따라 공간-신체, 신체-공간의 혼성적인 형상물을 만들어낸다. 작가는 여기서 공간과 신체의 밀착과 교차를 보다 효과적으로 시각화하기 위해 장소를 구성하는 재료들을 신체형상으로 전유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한다.(이는 경험이 주위 소재와 사물들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데에 착안한 방법일 것이다.) 가령 Single #5, #8의 경우, 병원침상에 앉아있거나 목발을 짚은 환자의 전형적인 제스처는 작품 표면을 덮고 있는 깁스용 석고붕대(하얀 벽)와 공간을 암시하는 금속 손잡이들로 하여금 병원의 공간과 포개어진다. 목욕탕의 욕조를 그대로 차용하고 있는 Single #6은 신체윤곽의 바닥에 물이 채워짐으로써 누워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욕조의 ‘머리’ 부분에 달린 한 쌍의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바람이 두 개의 동그란 파문을 그리면서 신체의 눈을 형상화하는 것도 한 예이다.

    장소와 신체형상이 하나의 오브제로 함축됨에 따라 그의 작품에는 고립적인 성격이 보다 강하게 드러난다. 더욱이 공간과 신체를 함축하는 작업의 성질은 작가 내면의 기억과 정신을 강하게 끌어들인다. 고립된 공간에 대한 작가의 경험은 대체로 양가적인 인상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그것은 한편으로 수풀다발을 개별의 신체 형상처럼 묶은 A forest for a one person과 Voyage for a single person드로잉, The room of love처럼 간섭받고 싶지 않은 개인의 내면적인 공간을 의미한다. 불가침의 닫힌 공간은 ‘신체화’된 볼풀ball-pool(Single #9, #10, #11)과 트램펄린trampoline(Single #4) 작업처럼 작가의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를 이끌어낸다. 반면 공간은 자아를 억압하고 옥죄는 감금의 이면도 가지고 있다. Single #7에서 신체형상으로 변형된 군대막사는 막사를 지지하는 끈이 외려 신체를 감금하는 듯 보인다. 이는 심적으로 힘들었던 군대의 기억을 상기시키는데, 고통스러운 군대의 기억은 비단 작가 자신에게만 해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편 Single #12에서 신체의 형상을 하고 있는 한옥의 기와지붕은 흡사 중세 기사의 투구의 분위기를 연상케 한다. 굴곡진 하얀 벽면과 대조되는 수직적인 지붕의 어둡고 무거운 폐쇄성은 풍류를 즐겼음에도 보수적이었던 전형적인 선비의 모습과 겹쳐진다. 군대막사와 기와집의 예처럼, 그의 작업이 다루는 전형성의 요소는 개인적인 기억 뿐 아니라 동시대의 가치관까지 아우르며 작업의 대상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은유와 전형성의 분열- 공간의 ‘빈틈’이 갖는 역량
    신체와 공간이라는 서로 다른 두 존재가 압축됨으로써 양자가 동일화되는 과정 속에서는 자연스럽게 개인적인 경험이나 장소와 관련된 통속적인 스테레오타입이 주입된다. 양자 사이에 기억이 개입함에 따라 공간과 신체 사이의 거리가 극단적으로 좁혀지는 과정은 ‘은유-압축’이라는 언어학적 도식을 상기시킨다. 즉 공간은 신체이고 신체는 공간인 것이다. 나는 교실이고, 군대막사이며 병원침상이 된다. 변기-신체, 기와집-신체, 목발-신체를 형상화하는 은유의 방식은 기억을 환기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장소․대상과 신체 사이에 빈틈을 메운다. 개인적인 경험과 동시대의 세계관은 공간과 신체 사이에 은유관계를 가능케 함으로써 양자를 접착시키는 기능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공간과 신체는 분명 같은 것으로 인식될 수 없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우리의 신체는 - 외부의 공간과 끊임없이 공모하며 관계하고 있을지는 몰라도 - 내부와 외부가 완전하게 하나로 융합될 수 없다. 바로 너와 내가 하나일 수는 없듯이. 이러한 현실을 고려해볼 때 은유의 방식은 어디까지나 공간과 신체를 성기게 연결하고 있는 효과일 뿐이다. 양자 사이에는 아무리 메우려 해도 메울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한다. 둘이 서로 교차하고 있더라도 신체와 공간 사이에 거리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그의 Single 시리즈는 장소와 신체 양극이 교차하는 강렬한 매개물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극단적으로 거리가 좁혀진 신체와 공간 사이에 벌어진 틈새는 그의 작업에서도 하나의 징후로서 발견된다. 석고붕대로 감겨진 병원침상의 각 면을 이어주고 있는 꿰맨 자국 사이에 벌어진 틈으로, 욕조 위로 파문을 일으키는 두 개의 눈 자국의 공허함으로, 신체 테두리 안에 가득 들어있는 색색의 공이 채우는 물리적 공간들 사이의 허공으로 공간과 신체의 자의적인 일치는 끊임없이 빈틈을 열어놓는다. 은유의 도식은 항시 공허함의 공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아니, 좀 더 본질적으로 파고들어 이야기한다면 공간과 신체 자체가 이미 빈틈을 내포하고 있는 불완전한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신체와 공간사이의 분리와 나와 현실사이의 괴리, 하나가 될 수 없는 너와 나 사이에 놓인 본질적인 거리를 깨닫는다는 것은 새로운 국면의 모색을 위한 동기부여가 된다. 이런 의미에서 작가의 작업 역시 현실 속에서 그가 체험한 세계와의 거리를 인식하고 이를 시각화하는 미적 실천이었으리라. 그의 작업 속 공간과 신체의 교차는 대상의 물성을 부각함으로써 향수에 대한 아련한 추억과 상처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지만, 동시에 형상물 자체가 갖는 불완전성, 혹은 빈틈을 노출시킴으로써 고립 속에 매몰되었던 관념들로부터 벗어날 여지를 보이고 있다. 빈틈의 역량은 앞서 다뤘던 Confined One 시리즈에서도 전형성 너머의 부분을 드러낸다. Single 시리즈가 외부와 단절된 고립된 공간을 그대로 노출했던 것과 같은 맥락에서, Confined One 시리즈는 맥락과 의미가 증발된 사물화된 행위를 가감 없이 밖으로 드러내고 있다. 고립이 외부로 노출됨에 따라 형상은 탈-고립화된다. 고립과 탈-고립의 역설적인 관계는 제작의 의도를 넘어 감상의 측면에 있어서도 현실화된다. 전형적인 제스처의 고립된 형상물에 대해 관객은 자연스럽게 거리를 두게 되는데, 거리를 둠으로써 감상자들은 현실 속에서 인식하지 못했던 습관화된 행동들을 의식하게 된다. 외부의 관객 뿐 아니라 고정된 장치를 착용하고 있는 착용자의 입장에서도 그는 자신의 행위를 행위 자체로 인식함으로써 거리를 두게 되며, 그 빈자리에는 의식적인 긴장감이 촉발되는 것이다.

    사유의 개입이라는 가능성에 대해 각각의 오브제에 달려있는, 엄밀히 말해 ‘달려있는 척’ 하고 있는 문은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고립과 탈-고립의 변증법적 관계를 함축적으로 암시한다. 문은 공간과 공간 사이에 위치함으로써 공간을 분리하고 동시에 단절된 공간을 연결하고 있는 이중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그렇기에 문은 고립된 형상물을 넘나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한다. 자신의 고립을 외부에 그대로 노출시킴으로써 작가의 오브제들은 고립된-채-소통의 여지를 남겨놓는 동시대 감상자들의 감수성을 가로지를 수 있는 역량을 선취하고 있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점은, 그의 작업에서 경험하는 의식의 각성 과정에 웃음의 요소들이 다분히 개입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Confined One 시리즈에서 전형적인 행위에 갇힌 자아의 모습을 보는 관객은 행위들에 공감하면서도 낯선 형상물에 거리를 두게 되는데, 두 가지의 어긋난 반응은 의식상의 분열을 일으킴으로써 감상자로 하여금 웃음을 유발한다. 한편 Single 시리즈의 경우 웃음의 요소는 공간의 기발한 은유와 과도한 압축에서 발견된다. 대표적으로 Single #6에서 두 개의 눈은 욕조바닥의 고무마개를 열어 물이 빠져나가면 바로 사라질 위기에 있다. 그런데 마개의 위치가 사람의 항문부위에 있어 뚜껑을 열고 닫는다는 표현 자체가 외설적인 기술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작가는 일상의 전형성을 통해 신체와 행위·공간의 상호 고립을 다룬다. 하지만 작업은 고립된 공간과 행위 속에만 매몰되지 않고 의식적인 관조를 통해 유희하고 사고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음으로써 고립을 넘어설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준다. 이렇게 즐거운 감상 속에서 고립에 대한 사유를 두텁게 함과 동시에 거리두기를 통해 공간과 행위를 의식할 수 있는 것은, 고립된 장소와 기억들에만 자족하지 않고 일상 속에서 진지하고 성실한 탐구와 관찰을 실천하는 작가의 작업 자세- 혹은 ‘치열한 삶의 자세’라고 불러도 무방할 듯하다. - 에 상당부분 빚지고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남웅(미학)

    전시제목김남현展

    전시기간2010.04.30(금) - 2010.05.09(일)

    참여작가 김남현

    초대일시2010-04-30 17pm

    관람시간10:30am~18:00pm

    장르조각

    관람료무료

    장소노암갤러리 NOAM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33번지 노암갤러리)

    연락처02-720-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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