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MESIS AP1: REALITY SHOW
2018.11.28 ▶ 2019.01.13
2018.11.28 ▶ 2019.01.13
전시 포스터
이지영
인물원-두 단체 종이에 연필, 113x83cm, 2016
이지영
예견된 선택 종이에 연필, 91x72.5cm, 2017
박기일
In joy 캔버스에 아크릴, 91x64cm , 2017
박기일
Make a cloud 2 캔버스에 아크릴, 90x180cm , 2017
우정수
프로타고니스트_버빌리온2 캔버스에 아크릴과 잉크, 72.7x60.6cm, 2018
우정수
유디트_1 판넬에 먹, 53x45.5cm, 2018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관장 홍지웅)은 2018 < MIMESIS AP1: REALITY SHOW > 전시를 개최한다. MIMESIS AP는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며 도발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아티스트를 선정하여 소개하는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의 아티스트 프로젝트이다. < MIMESIS AP1: REALITY SHOW > 전시는 예술과 사회의 관계를 재고하며, 실재하지 않는 판타지를 통해 현실 세계를 말하는 세 명의 젊은 작가 – 이지영, 우정수, 박기일 작가를 소개한다. 이들은 어둡고 부조리한 사회의 이슈들과 무거운 인간의 본성과 욕망을 때로는 아름답게 때로는 가볍게 풀어낸다. 사회에서 <보고 관찰하는 자>로서의 역할을 택한 예술가의 실천은 메타포가 있는 작업으로 이어진다.
이지영은 사회 제도에 길들여진 인간상을 동물원에 비유해 세밀한 연필화인 <인물원> 연작을 2008년부터 그려왔다. 이지영은 자신의 본능을 잃어버리고 길들여진 삶을 살아가는 동물원의 동물과 같이, 사회 속에서 사회가 원하는 인간으로 교육되고 길러지는 인간 삶의 단면을 표현하고 있다. 자연을 보고 싶어서 찾아 간 곳이 인위적으로 동물이나 자연을 가둬놓은 동물원, 청계천같은 공간이었던 작가의 내밀한 경험은 작업의 근간이 된다. 이지영의 <인물원>은 작가가 동물원을 보면서 사실은 사회라는 곳에 갇혀 있는 게 본인 자신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하여 제도, 틀, 굴레에 갇힌 인간들의 모습으로 채워진다. <인물원> 속 검은 산수는 자연의 산수가 아니다. 그것은 동물원 곳곳에 놓여 있는 인공의 바위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 인공의 바위는 <인물원>의 인물들을 보호하는 집인 동시에 인간의 본성을 가두는 사회의 규율이나 법, 사회가 원하는 보편적 상식이나 체계를 의미하는 울타리이다. <어떤 공동체>(2017)는 호수 공원에서 누가 정한 것도 아닌데 한 방향으로 산책하고 있는 우리네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인물원>의 인물들은 모두 다 한결같이 수영복과 같은 최소한의 옷을 입고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개성없는 군중과도 같다. 이러한 인물들의 몰개성과 획일화, 그들의 욕망과 혼란을 이지영의 <인물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정수는 < Calm the Storm >(2018), <산책자 노트>(2017), <책의 무덤>(2016) 연작에서 사회의 부조리한 단면을 문학과 성경, 신화와 민담과 같은 레퍼런스를 가지고 서브컬쳐(하위문화)를 통해 표현한다. 우정수는 <불한당의 그림들>(2015)에서 만화적인 기법이나 영화적인 연출의 드로잉으로 불가항력적인 사회 시스템 안에서 그럴 듯하게 구축된 현실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냈고, <산책자 노트>(2017)에서는 종이에 빠르게 그려진 검은 잉크 선으로 다양한 인간 군상과 독특한 풍경을 그림으로써 이 사회를 비판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예술가의 냉소적인 시선과 태도를 취하고 있다. 우정수는 관찰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지난 역사 속 크고 작은 사건들을 희화화된 인물과 동물, 그리고 독특한 장면들로 풍자해 왔다. 그는 2017년 작인 <우로보로스>에서 자신의 꼬리를 잡아먹으면서 새롭게 태어나는 고대 신화 속 존재를 빌려와, 예측불가능한 자연과 종교적 맥락에서 가져온 초월적 존재들, 그리고 그것을 거스르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하였다. 이는 작가의 변화된 작업 방향을 암시하기도 하는데, 완성된 형태로 제시하던 서사는 탈맥락화되어 전혀 다른 상징들로 재조합되기도 한다. 우정수는 사회의 단면을 묘사하는 방식에서 상징이 패턴화되고, 서사가 읽히는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양식을 실험하고 있다. 거대한 서사시같이 느껴지는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책, 원숭이, 도깨비, 난파선, 거대한 파도 등의 소재들과 기괴한 상황들은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우리의 현실을 대변한다.
박기일은 자동차 엔진 연작(2009-2010)에 이어 피규어 연작(2011-2014)을 선보인 바 있다. <시각적 소유>라는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피규어 연작은 시중에 판매중인 피규어가 아닌, 작가가 선택한 특정 인물들을 소재로 한다. 실존했던 화가 프란시스 베이컨, 루시안 프로이드뿐 아니라, 앵그르와 같은 화가의 작품 속 등장인물을 상자에 가두기도 한다. 상자에 갇힌 인물들은 그 인물들과 관련된 사물들과 같이 배치된 채로 피규어로 그려져 <진짜> 캔버스 위에 한번 더 갇히게 된다. 누구라도 관심있게 본다면 알아차릴 수 있는 유명한 인물들이 <사물>이 되었다. 그림으로 소유한다. 이러한 소유의 개념은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들의 경제적, 상징적 가치를 포함시킴과 동시에 캔버스에 재현하고 가두어 소장하는 회화의 본질에 대한 의문을 담는다. 박기일은 사각 캔버스 안의 또 하나의 사각 프레임으로 종이 상자, 쇼 윈도우, 옥외 간판을 묘사하고, 이 안에는 사건이나 이야기, 작가가 바라는 현실을 반영시킨다. 2017년 작 < Make a cloud >, < The iceburg >, < red sky >에는 높은 벽에 줄을 타고 올라가서 구름을 그리는 사람, 사다리나 크레인을 타고 올라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있다. 이 작품들에도 사각 프레임이 등장하는데, 캔버스이다. 캔버스 안의 캔버스. 그리고 그림 속의 캔버스에는 캔버스 밖만큼이나 리얼한 풍경이 담겨 있다. 캔버스 밖이 현실일까, 캔버스 안이 현실일까. 박기일은 비현실적인 상황 속에서 제작하고 노동하는 예술가로서의 사회적 위치를 판타지로 구현한다.
-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정희라 큐레이터
1976년 출생
1986년 출생
1981년 경기도 부천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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