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종: 송화분분(松花粉粉)
2019.03.14 ▶ 2019.04.07
2019.03.14 ▶ 2019.04.07
김병종
화홍산수, Red Flower Landscape 2017, Mixed media, 193×259cm
김병종
튀니지기행, Tunisia Trip 2016, Mixed media, 50.2×128cm
김병종
송화분분 12세의 자화상 2018, 혼합재료, 180x150cm
김병종
숲에서 2009-2017, 닥판에 먹과 채색, 260x162cm
김병종
추산 2018, 혼합에 먹과 채색, 259x162cm
김병종
송화분분 2017, 혼합재료에 먹과 채색, 210x180cm
김병종
송화분분 2017, 혼합재료에 먹과 채색, 160.3x119.5cm
김병종
해바라기 2017, 혼합재료에 먹과 채색, 100x40cm
김병종
화홍산수, Red Flower Landscape 2018, Mixed media, 180×210cm
가나아트는 전통과 현대를 오가는 작업을 통해 한국화 화단에 새로운 모형을 제시해 온 김병종 화백의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2018년에 서울대학교 동양화 교수직에서 정년 퇴임한 후, 전업 작가의 길에 들어선 이래 처음 열리는 개인전이다. 그동안 작가는 <생명의 노래>, <바보 예수> 연작을 통해 서구적인 소재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하는 실험적인 작업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송화분분>의 연작 중에서도 근래에 제작된 신작들이 공개된다.
“분분히 날리는 송화가루를 볼 때면 정신마저 아득해지는 때가 있다. 그 아득함을 그려낼 수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와 함께 옛날에 들었던 “혼불” 얘기가 떠오르곤 한다. 혼불이 떠간다는 것은 동시에 육(肉)의 소멸을 이르는 것이기도 하리라. 육성(肉性)은 땅에 남겨지고 영혼은 그 육(肉)의 거푸집을 빠져나와 그야말로 유천희해(遊天戱海) 하 듯 자유롭게 떠 가는 것일터. .”
-2018. 2. 김병종
작가는 따뜻한 춘삼월, 봄날이 되면 흩날리는 송홧가루를 화폭에 그대로 담아냈다. 김병종에게 송홧가루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시작을 뜻하면서도 끝을 뜻한다. 또한 ‘근원’을 의미함과 동시에 세상에 남아있는 ‘넋’을 상징하기도 한다. 즉, 작가는 바람에 흩날리는 송홧가루를 새로운 시작을 품은 ‘씨앗’이라는 근원에, 그리고 명을 다해 바람에 따라 세상을 떠도는 넋에 비유한 것이다. 오는 3월 가나아트의 전시장에는 그가 그린 봄날의 송홧가루로 가득 메어진다. 이번 전시는 닥종이 위에 흩뿌려진 송홧가루와 물감의 마티에르, 더불어 김병종만의 특유의 소박한 형상들의 조화와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될 것이다.
1. 경계 허물기
본 전시에 중점적으로 전시되는 <송화분분> 연작은 <생명의 노래> 작업의 연장선이다. 그의 초기 연작에서도 등장하는 ‘닥종이와 먹’이라는 전통적인 매체는 <송화분분>연작에서도 사용되었으며 여기에 추가로, 그는 실제 송홧가루를 작업의 재료로 사용하기도 했다. 이러한 김병종의 작업은 오로지 전통만을 강조하는 한국화 혹은 서구권에 영향을 그대로 흡수한 여타의 작품들과 분명하게 구별된다. 장 디뷔페(Jean Dubuffet, 1901-1985)를 연상시키는 두터운 마티에르(matière)와 그가 사용한 아크릴 물감은 한국화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학, 소나무, 말, 닭, 연꽃과 같은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적인 소재들과 전통의 오방색은 그의 작품을 다시 한국화의 맥을 잇게 한다. 매체 간의 경계를 지우고, 한국의 정서를 작업에 담아 냄으로써, 작업의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최근 김병종은 구상의 형상이 있던 기존에 작업을 발전시킨 전면 추상을 새롭게 전개했다. 작가는 어린아이와 꽃과 같은 소박한 형상들이 완전히 제거하고 오로지 물성만이 남은 화면을 완성했다. 그러나 색점으로만 구성되는 화면에는 실제 ‘송홧가루’가 원형의 이미지로 구현된 것으로, 이는 한편으로, 형상의 재현이라고도 볼 수 있다. 또한 작가는 전통적인 산수를 배경으로 화면 가득히 채워 넣은 <춘산>(2018), <추산>(2018) 작업을 처음 선보이기도 했는데, 이 작업들은 역시 가까이에서 보면 산의 형상이 뚜렷하지만 한 발자국 물러나면 선과 점으로만 남는다. 이렇듯 김병종은 재현적이면서도 비재현적인, 추상과 구상을 넘나드는 다각적인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2. 해학의 미
작가의 초기 연작 <바보 예수>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성상을 한국적인 시각으로 변용한 작업이다. 김병종은 오로지 먹선으로만 ‘예수’의 형상을 완성하였는데, 이와 같은 그의 작업이 단순히 전통 재료를 통해 구현되었다는 점에서 ‘한국적인 것’만은 아니다. <바보 예수>에서 작가는 대담한 필선과 농담을 활용한 수묵기법으로 형상을 구현함과 동시에 전통적인 한국의 멋인 ‘풍자’와 ‘해학의 미’를 보여주고 있다. 서구권에서 묘사되는 예수는 주로 성스럽거나, 혹은 스스로를 희생하는 고통스러운 형상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김병종의 ‘예수’는 이와 다르다. 작가는 예수를 어린아이와 같이 천진난만하게, 어리숙하게 표현하였다. 심지어 형상은 뚜렷하게 묘사되지도 않았으며, 일필휘지로 한번에 그려졌다. 작가는 바보 예수를 우리 전통의 풍자화와 같이 희화화 함으로써, 우리의 정서를 드러낸 것이다.
이처럼 작가는 한국적인 것, 전통의 미를 작업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게 한 개성 있는 작업을 이어왔다. <생명의 노래> 연작에서도 해학적인 아름다움은 여백을 활용하는 공간 구성, 소재들의 자유로운 배치 그리고 어린 아이가 그린 듯한 꾸밈없는 외형 등, 화면 곳곳에서 나타난다.
“어렸을 적 아름드리 노송(老松)이 많은 마을에서 자랐다. 그 소나무 아래 누우면 쏴아, 하고 지나가는 맑은 솔바람 소리도 서늘했지만 무엇보다 봄이면 노랗게 지나가는 송화가루가 황홀했다. 어디로부터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그 몽환적 노란색의 이동이라니.”
2018. 2. 김병종
소박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김병종의 회화에는 우리의 정서가 담겨있고, 우리의 삶이 담겨있다. 이번 전시 <송화분분>은 작가가 자신의 삶 가까이에 있는 한국적인 것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과 이전의 작업에서 확장된 새로운 연작을 감상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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