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호 개인전: New Mutant
2020.08.28 ▶ 2020.09.13
2020.08.28 ▶ 2020.09.13
전시 포스터
지용호
Tiger Shark 2020, Resin, Acrylic paint, 60x25x33 cm, 23.6x9.8x12.9 in
지용호
Tiger 2017, Resin, Oil paint, 270 x 70 x 100 cm, 106 x 27.6 x 39.37 in
지용호
Tiger 2020, Resin, Oil paint, 280x100x100 cm, 110.23x39.37x39.37 in
지용호
Wild boar 2020, Resin, Oil paint, 255x100x133 cm, 100.39x39.37x52.36 in
지용호
Hammerhead Shark Body2 2020, Resin, Acrylic paint, 155x110x125 cm, 61.02x43.3x49.21 in
지용호
Shark Body 1 2020, Resin, Acrylic paint, 58x40x40 cm, 22.83x15.74x15.74 in
동시대조각으로서의 뉴뮤턴트
김종호 (큐레이터, 아트 컨설턴트)
20세기 이전까지 조각은 미켈란젤로나 로댕처럼 나무나 석재 등의 재료를 깎아 형태를 완성하거나 찰흙으로 형태를 만든 후 브론즈 등의 주물로 외형을 본 떠 재현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었다. 이후의 조각은 특정한 매체나 기법에 구애받지 않고 추상이나 해체 등 다양한 형태와 개념을 통하여 재현적 조각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하였으며, 오늘날 조각가들은 조각이라는 개념 자체를 메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통하여 동시대 미술로서의 새로운 확장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하고 있다.
지금까지 약 17년 동안 지속되었던 지용호의 뮤턴트 시리즈는 조각과 소조라는 전통적 방식을 넘어 각 형태에 맞게 ‘자르고’ 의도한 위치에 ‘붙인다’는 작가만의 독창적인 방법으로 완성된 작품들로서 이제 뮤턴트 시리즈는 그 내용과 형식에 있어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시점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뉴 뮤턴트’ 시리즈는21세기 조각의 새로운 조형성과 동시대성에 대한 작가만의 탐구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기존의 뮤턴트 시리즈가 현대문명의 부정적 변화에 대해 새로운 형태나 재료를 통하여 비판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면, 앞으로는 기존의 내 작업을 조각의 역사와 동시대적인 흐름안에서 새로운 조형어법으로 접근해보고 싶다” 고 말한 바 있다. 이 언급은 뮤턴트 시리즈를 해오면서 느꼈던 작가의 고민, 즉 조각의 전통안에서 지금까지 해왔던 자신의 작품들이 어떻게 미학적 미술사적으로 자리매김하고 나아가 새로운 조형성과 동시대성을 획득해 갈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방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 허버트 리드는 '공간개념은 인간의 사고력에 의해 터득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즉 회화가 주로 시각을 통한 미술이라면, 조각은 ‘촉각을 통한 공간미술'이라고 하면서 조각으로 만들어진 삼차원의 공간에 대한 지각의 정도에 따라 조각의 발달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조각이 하나의 장르로서 독립된 지위를 획득할 수 있게 하는 요소는 '실제의 공간에 직접 촉각하고 지각할 수 있는 완전한 입체물을 구현’하는 데에 있으며 이러한 특성은 회화의 평면적 시지각과는 달리 조각만이 가지고 있는 삼차원적 접근방법이 무엇인지를 잘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 관점을 조금 더 확장시켜 지용호의 뉴 뮤턴트 작업에 적용해 보면, 조각이라는 삼차원 대상물이 가지고 있는 양감(Volume)이나 질감(Texture) 혹은 색채(Color)나 덩어리감(Mass) 등의 조형요소들을 가능한 직접 보고 느끼게 함으로써 조각만이 가질 수 있는 조형요소들의 본질을 새롭게 부각시키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작가는 이번 뉴 뮤턴트 작업에서 그동안 해왔던 작업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컴퓨터의 3D 모델링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3D 모델링 기법은 뮤턴트 시리즈에서 선보였던 ‘자르고 붙이기’라는 조형어법을 넘어 조각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텍스쳐나 덩어리감 그리고 양감이나 질감 등을 자유자재로 하이브리드 혹은 컨버젼스 시키거나 절단 혹은 재결합 시킬 수 있는 장치로서, 기존에 해왔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획기적 방법론을 보여준다. 따라서 지용호의 뉴 뮤턴트 작업은 더이상 재현적 조각이거나 혹은 해체적이며 추상적인 혹은 개념적인 조각에 머무르지 않고 조형요소 자체를 뉴 뮤턴트의 내용과 형식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조각만이 가질 수 있는 물질성과 다양한 장르 간의 ‘경계 허물기’ 혹은 ‘경계를 넘어’설 수 있는 동시대 조각의 새로운 확장가능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최근 국내 미술계를 보면 동시대 미술로서의 조각에 대한 논의는 물론 조각이라는 장르 자체에 대한 담론이 거의 전무한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2000년 이후 한국의 미술계는 동시대 미술에 대한 미학적 미술사적 논의의 부재로 인하여 그 방향성을 완전히 상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전시는 작가 개인에게 그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할 수 있으며 ‘뉴 뮤턴트’ 작업을 통해 한국 동시대 미술에서의 조각의 현 위치와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작가 글 2020
기존의 Mutant 작업들은 동시대의 인간들이 갖고 있는 그릇된 욕망이나 생각들을 타이어를 이용해 왜곡되고 과장된 형태로 표현했다. 지난 10여년간 만든 조형은 타이어 자체의 질감을 보여주기 보다 전통 조각과는 다른 느낌과 재료의 변화 같은 것을 위해 사용한 것인데 타이어로 표현하는 Mutant 작업은 내용과 개념적인 측면에서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Mutant는 문명의 부정적인 변화를 비평적으로 얘기하고 시각적으로 새로운 형태나 재료를 보여주고자 했다. 하지만 앞으로의 작업은 정통 조각의 개념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조형적으로 접근하고 개념적으로 심화해서 보여줄 수 있는지에 중점을 두었다.
이번에 새롭게 하는 작업들은 3D 모델링 기법을 이용하였다. 기존의 조각은 재료를 자르고 붙이는 전통적인 개념에서 형태와 내용의 변형 자체가 중심이었다. 하지만 3D 모델링 기법을 사용하면서 내가 만들어 놓은 기반 위에서 새로운 조형을 어떻게 획득할 수 있는가? 그것을 탐구하는 작업으로 시작하였다
3D 모델링 기법은 형태, 내용 모든 것을 완벽하게 변형할 수 있고 색과의 결합도 가능하다. 형태를 해체하거나 하이브리드 할 수도 있고, 해체된 상태의 단순한 조형적 특성으로만 표현될 수도 있다.
앞으로의 Mutant들은 기존의 작업에서 가져오되 다양한 형태, 재료, 색, 질감 등 정통 조각이 가지고 있는 특성들을 새롭게 부여하며 새로운 관점의 조형성을 탐구해 보고자 한다.
1978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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