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렬: 조금 낮게 조금 높게 A little lower, a little higher
2020.10.10 ▶ 2020.11.08
2020.10.10 ▶ 2020.11.08
윤상렬
조금 낮게 조금 높게 2020 전시전경
윤상렬
조금 낮게 조금 높게 (A1) 조각된 아크릴 위 도색, 120X11.5X2.5cm, 2020
윤상렬
조금 낮게 조금 높게 (A2) 조각된 아크릴 위 도색, 125X122X5cm, 2020
윤상렬
조금 낮게 조금 높게 2020, 전시전경
윤상렬
조금 낮게 조금 높게(C-4) 긁혀진 나무패널 위 채색 종이, 나무박스, 28.5X23.5X7cm, 2020
윤상렬
조금 낮게 조금 높게(C-5) 긁혀진 나무패널 위 채색 종이, 나무박스, 28.5X23.5X7cm, 2020
윤상렬
조금 낮게 조금 높게(C-6) 긁혀진 나무패널 위 채색 종이, 나무박스, 28.5X23.5X7cm, 2020
윤상렬
조금 낮게 조금 높게 (B1) 조각된 아크릴판 위 도색, 나무박스, 232X91.5X5cm, 2020
윤상렬
조금 낮게 조금 높게 (B2) 조각된 아크릴판 위 도색, 나무 박스, 111.5X71.5X5.5cm, 2020
선으로부터
윤수정
윤상렬 작가의 작업에 대한 나의 경험은 무수하고 촘촘한 선으로부터 시작한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이어왔던 Optical Evidence 연작에서 그는 샤프심의 직선을 활용해 라이트 패널 위에 기하학적 형태를 구현하였고, 그 이후 진행되었던 침묵Silence 연작에서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방식으로 수많은 수직 혹은 수평선을 그려 우연하고도 신비로운 선들의 조합을 만들었다. 그가 재료와 작업방식을 달리하며 작품에 그어왔던 예민한 선들은 작가의 내밀한 감각을 표현하는 하나의 조형이자 작업을 위한 출발지로 보였다.
이 같은 작가의 선은 이번 갤러리 소소에서의 전시 《조금 낮게 조금 높게》에 출품된 작품 안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난다. 전시된 작품들은 작가의 이전 작업들과 마찬가지로 수직선과 수평선을 기본 구조로 갖는다. 그러나 작가가 새롭게 구상한 <조금 낮게 조금 높게>(2020) 연작에서 이 선들은 이전과 그 모습을 달리한다. 전과 달리 선들은 작품 안에서 서로 교차하고, 겹쳐진다. 또 대각선이 등장하여 작품 안에 긴장감을 만들고 새로운 면과 공간을 형성한다. 작가는 이번 작업을 시작하면서 어릴 적 자주 오갔던 놀이터의 정글짐을 떠올렸다고 이야기한다. 수직과 수평선으로만 이루어져 구조적 완결성을 갖춘 듯 보이는 그 사각의 공간은 작가에게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놀던 놀이의 공간이기도 하고, 모두가 떠난 뒤 혼자 걸터앉아 있었던 사색의 공간이기도 했다. 그곳은 작가의 기억 안에서 여러가지의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공간이었다.
작가는 이 추억의 공간을 떠올리고 상상하며 탑과 같은 정글짐의 구조를 작품 안으로 끌어들이고자 했다. 갤러리의 1층과 중층에 전시된 흰색과 회색의 <조금 낮게 조금 높게>(2020) 조각 작품들은 수직선과 수평선들이 다양한 방향으로 무수히 중첩되면서 마치 복잡한 회로나 다차원의 공간처럼 입체화 되어 있고, 같은 제목의 2층 흰 색 회화 작품에는 선들이 음각으로 표현되어 평면 위 미세한 공간감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같은 색의 면이 중첩되면서 면이 아닌 선만 남은 듯한 시각적 효과를 자아내고 있다. 한편, 1층에 전시된 13점의 작품도 아크릴 패널 위에 수직, 수평선들이 반복적으로 긁혀져 있고 그 평면의 중앙을 대각선이 가로지르고 있다. 작가는 나무 박스를 활용해 작품 안팎으로 깊이를 만들어 시시각각 변화하는 전시장의 빛과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선과 면까지 작품에 포함시켰다. 이처럼 작품에 나타난 선과 면의 연결, 그림자와 빛에 따른 깊이감, 색의 조합은 물리적이고 입체적인 구조물 혹은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작가의 관심사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윤상렬 작가의 이번 작업이 정글짐에서 출발하였듯, 그에게 현실 속 선은 눈에 보이는 조형만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풍경과 기억, 이미지를 불러오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의 작품을 구성하는 무수한 선들 이면에는 작가가 경험하고 상상했던 정글짐에서의 오르내림, 놀이와 사색, 한낮과 저녁의 시간이 담겨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작가가 전시장에 풀어 놓은 작품들은 의식적이고도 무의식적인 감정과 감각을 엮어서 만든 작가의 놀이이자 사색의 결과물일 것이고, 작가의 이러한 관찰과 상상은 작품의 표면 아래에서 끊임없이 연결되고 변주되면서 작가의 곁에 머물 것이다.
From lines
Sujung Yoon
I first came across artist Yoon Sang Yuel’s works with countless and thick lines. In the series of
His lines consistently appear in exhibits for 《A little lower, a little higher》 held in Gallery SoSo. Their basic structure is with vertical and horizontal lines as in his prior works. Yet, these lines in the series (2020) he newly conjured up look different than before: they crisscross and overlap in the piece unlike before. Diagonals appear to form a sense of tension in the piece and form new planes and spaces. He said that he thought of a jungle gym in a playground he often went to as he started working on this piece. The squarely space seeming to be structurally complete only with vertical and horizontal lines was a space for playing with friends, and a space of deep thought while perching on somewhere after everyone has left it. It was a space to arouse wide-ranging emotions in his memories.
He wished to bring in the structure of a tower-like jungle gym by thinking of the unforgettable space. Sculptural pieces of (2020) in white and gray exhibited on 1F and a mid-floor are three-dimensional like a complicated circuit or a multi-dimensional space as vertical and horizontal lines are endlessly overlapped in multiple directions. His white painting on 2F of the same title has lines expressed in sunk relief to create a fine sense of space over the flat plane, and creates a visual effect as if to remain lines instead of planes as the same-colored planes are overlapped. Meanwhile, 13 works exhibited on 1F have vertical and horizontal lines repeatedly scratched off over the acrylic panel with a diagonal line passing across the center. He even created a depth in and outside the work by using a wooden box so that lines and planes created by the constantly changing light and shadows in the gallery could be incorporated into the work. Line-plane connection, depth from shadows and light and color combination in the work reveal his interest in creating physical and three-dimensional structures or spaces.
As Yoon Sang Yuel’s work started from a jungle gym this time, lines in the reality seemingly conjure up some invisible scenery, memory or image to him instead of simply indicating sculptures that are visible. I assume that his time spent and imaged on climbing up and down a jungle gym, and playing and contemplating during day and night time is well captured between countless lines in his exhibits. The pieces that he has presented in the gallery might be the outcome of his play and contemplation out of conscious, yet subconscious sentiments and senses, and his observation and imagination as such would stay next to him through by being endlessly connected and varied right beneath the surface of his works.
1970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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