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권하윤
구보, 경성 방랑 Kubo, Walks the city 2020 VR installation(10m×6m×3m), Multi player, 3D animation, BW, sound(15min)
이양희
언더그라운드 카페 Underground Cafe 2020 단채널 영상, 6’00” 반복재생
뮌(김민선_최문선)
픽션 픽션 논픽션 Fiction Fiction Nonfiction 2020 Metal Structure(10m×6.5m×2.4m(h)), LED, Sound Sound Lighting Installation (23min)
이양희
연습 NO. 4 Practice No. 4 2020 2 채널 영상, 4 채널 사운드, 설치, 복합매체, 4’03”
지금 조선은 그야말로 황금광시대다. 평안도나 함경도나 전라도나 어디를 물론하고 산이 있고 바위가 있고 흙이 있는 곳곳에는 망치를 든 탐광꾼들이 없는 곳이 없고 양복쟁이, 상투쟁이, 어른, 어린애 할 것 없이 눈코 박힌 사람이 두셋만 모여 앉은 자리에서 금광 이야기 나오지 않는 곳이 없으리만치 금광열이 뻗치었다.
- 목병정, <삭주 금광 채광관>, 삼천리, 1934. 5.
일민미술관(관장: 김태령)은 1920 기억극장 《황금광시대》를 10월 8일부터 12월 27일까지 개최한다. 다양한 분야의 동시대 예술가들이 선보이는 5개의 씬(Scene)으로 구성된 프로젝트형 전시 《황금광시대》는 1920-30년대 발행한 민간미디어 ‘신문’과 ‘잡지’의 기록들을 통해 100년의 시공간을 이동하며 산책자의 시선으로 잊혀지거나 삭제된 당대 사건들을 재구성하는 포럼(forum)의 장을 펼친다.
1920-30년대 식민지 경성을 살았던 이들은 자신들의 시대를 ‘황금광시대(黃金狂時代)’라 불렀다. 1929년 세계 대공황과 더불어 한반도에 전례 없던 금광 열풍이 불어 닥쳤던 당시, 여러 신문이나 잡지의 논평, 만문만화, 문학 코너에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계급이나 학식, 이념 가릴 것 없이 모두 금덩이를 찾아 굴을 팠던, 말 그대로 ‘황금에 미친(狂) 시대’에 대한 자조 섞인 풍자와 세태가 기록되어 있다. 《황금광시대》는 대중들의 삶을 둘러싼 개인적, 사회적 공간을 표상하며 다양한 차원의 지식을 생산, 중계, 편집, 유통시켰던 신문, 잡지 등 인쇄매체의 데이터베이스를 해체하여, ‘남겨진 것과 사라진 것 사이의 경계’를 방문한다.
《황금광시대》는 1926년 광화문 네거리에 지어진 이후 증축을 거쳐 시대의 흔적이 깃든 일민미술관 전관에서 5 개의 씬(Scene)으로 펼쳐지며, 그동안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일민미술관의 숨겨진 공간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여 실제 기록과 허구가 뒤얽힌 상상의 공간을 초현실적으로 연출한다. 참여작가인 미디어아티스트 그룹 뮌MIOON, 안무가 이양희, VR영상 애니메이션 작가 권하윤은 폭넓은 리서치를 거쳐 개인전 규모의 신작을 선보이며, 1920년대 신여성이자 사회주의 페미니스트 여성들의 관점에서 혁명의 서사를 재구성한 소설가 조선희의 『세 여자』(2017)가 전시로 구현된다. 또한 일민 컬렉션의 조선시대 고미술 소장품 및 근현대 작품 100여 점을 특별한 전시 연출을 더해 공개한다.
첫 번째 씬(1전시실)에 들어서면 만나는 미디어아티스트 그룹 뮌 MIOON의 신작 <픽션 픽션 논픽션 fiction fiction Nonfiction>은 일본식과 서양식을 절충한 1920년대 건축양식인 문화주택을 전시 공간 안에 얇은LED 프레임으로 구조화하고, 문화주택에 거주했던 피아니스트 윤성덕의 1933년 잡지 『신여성』에 실린 인터뷰를 입체음향(Binaural Sound)의 네러티브로 들려준다. 수직과 수평의 기둥이 만들어낸 긴 시간을 함축한 공간 속에서 점멸하며 움직이는 빛과 그림자, 그리고 관람객의 움직임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두 번째 씬(2전시실)에서는 안무가 이양희가 건축가 표창연, 시노그라퍼 여신동 등과 협업한 유기적 공간 설치 작업을 통해 100년 전 살롱(salon)을 재현한 가상의 카바레 ‘클럽 그로칼랭’을 무대로하여 신작 <연습 NO.4>와 <언더그라운드 카페>를 선보인다. ‘클럽 그로칼랭’에서는 모임 별, 이윤정, 김신록의 초청 공연을 비롯하여 워크숍, 파티, 토크 등 관람객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며 능동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칠 예정이다.
세 번째 씬(3전시실) 조선희의 장편소설 『세 여자』(2017)를 전시로 구현한다. 이 소설은 허정숙, 주세죽, 고명자라는 당대의 신여성이자 사회주의 페미니스트 여성의 관점에서 그동안 버려지고 지워졌던 기록들 사이를 작가의 상상력으로 채워 봉합을 시도한다. 전시실에는 소설의 등장인물 중 허정숙이 편집장으로 일했던 1922년 창간된 잡지 『신여성』의 편집실을 재현한다. 관객들은 ‘세 여자’의 이야기가 기록된 아카이브 자료들과 1920년대 소품들로 연출된 공간에서 100년 전 시공간의 경계를 이동하며 파편으로 남겨진 기록들을 스스로 재구성하게 된다.
일민 김상만 선생(1910-1994)의 집무실을 보존한 일민기념실과 3전시실에 마련된 네 번째 씬(3전시실, 일민기념실)에서는 미디어아티스트 권하윤은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1934)』에서 영감을 받아 가상현실(VR)과 신문 아카이브를 결합한 몰입형 설치작품 <구보, 경성 방랑>을 선보인다. 관람객은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하고 ‘구보씨’의 음성과 1920년대 당시 신문에 자주 등장했던 만문만화의 캐리커처들 따라 당시 근대도시를 거닐던 모던 걸과 모던 보이들을 관찰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마지막 다섯번째 씬(3전시실) ‘수장고의 기억: 일민컬렉션’에서는 건축가 표창연과 디제이 하성채와의 협업을 통해 일민미술관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던 조선의 공예품과 민예품이 2020년에 소풍을 나와 관람객과 만날 수있는 놀이동산을 연출한다. 고미술품들은 회전목마, 회전그네, 회전관람차, 롤러코스터에 올라탄 채 전시되며, ‘세상은 요지경’, ‘오빠는 풍각쟁이’, ‘엉터리대학생’, ‘유쾌한 시골영감’ 등 1930년 일제강점기에 발흥했던 대중가요 만요(漫謠)가 들려온다. 어두운 식민지 시대를 살았지만 희극적 정서를 잃지 않았던 그 시대 사람들의 해학을 엿볼 수 있다.
반짝이는 귀금속이 진열된 경성의 백화점, 신여성 피아니스트 윤성덕이 거주하던 문화주택, 자유로운 몸짓과 대화가 오가는 밤의 카페, 사회주의 여성들이 모여 글을 쓰던 잡지사와 정간과 폐간을 오가던 신문사, 모던걸 모던보이들이 풍요로운 청춘을 노래했던 종로 거리, 조선 민중들의 공예품과 서화 작품들이 수집되어 보관된 진열실까지 식민지 경성의 낯선 도시 풍경과 삶의 양식을 소재로 하는 5개의 씬은 다양한 예술적 형식으로 각각의 ‘기억극장’을 구성한다.
관객들은 각 층에 구성된 기억극장의 무대 위에 올라 마치 구름 속을 거닐 듯 근대 아방가르드 도시 경성의 흔적들을 따라 소요하며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에서 희미하게 남겨진 도시의 기억들과 우연히 만나는 마술적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1981년 서울출생
1972년 출생
1892년 출생
1913년 전남 신안출생
1911년 경북 청송출생
1931년 경상북도 예천출생
1914년 강원도 양구출생
1917년 충남 연기출생
1924년 전남 고흥출생
송영규: I am nowhere
갤러리 그림손
2024.10.30 ~ 2024.11.25
김지혜 : SOMEWHERE 어디에나 있는, 어디에도 없는
갤러리 도스
2024.11.20 ~ 2024.11.26
Rolling Eyes: Proposals for Media Façade 눈 홉뜨기: 미디어 파사드를 위한 제안들
대안공간 루프
2024.11.13 ~ 2024.11.26
선과 색의 시선 Perspective of Lines and Colors
필갤러리
2024.10.10 ~ 2024.11.27
제15회 畵歌 《플롯: 풀과 벌의 이야기 Plot: The Story of Wild Grasses and Bees》
한원미술관
2024.08.29 ~ 2024.11.29
오종 개인전 《white》
페리지갤러리
2024.10.11 ~ 2024.11.30
여세동보 與世同寶: 세상 함께 보배 삼아
간송미술관
2024.09.03 ~ 2024.12.01
2024 광주비엔날레 기념특별전 《시천여민 侍天與民》
광주시립미술관
2024.09.06 ~ 2024.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