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어리 살어리랏다: 최정화
2020.10.22 ▶ 2021.02.14
2020.10.22 ▶ 2021.02.14
전시 포스터
최정화
상남동 고인돌 Sangnam-dong Dolmen 2020, 스티로폼
최정화
성게 Sea Urchin 2020, 남해 해양쓰레기
최정화
당신은 기념비입니다 You are a monument 2020, 명찰, 4.8x2.6m
최정화
인피니티 Infinity 2020, 식기, 115 x 150 x 115cm
최정화
cosmos 2017, 구슬, 미러시트, 철사, 클립, 가변크기
최정화
남해각여관 Hotel Namhaegak 2020, 이불, 네온
최정화
딸기I 2019_페브릭, 송풍기_지름 2.5m_김해한옥체험관
최정화
무이무이 無異無二 2020, 혼합재료
최정화
배추와 리어카 2017, 실리콘, 리어카, 210x100x106cm
최정화
복숭아 2019, 페브릭, 송풍기, 지름 4m, 남해
최정화
복숭아와 석류 2019, 페브릭, 송풍기, 지름 4m, 지름 3m, 마산청과시장
최정화
살어리 살어리랏다 2020, 혼합재료, 가변크기
최정화
인류세 Anthropocene 2020, 생활 그릇, 철 구조물, 11.5×24m
코로나19 이전 예술가들은 예술을 하고 싶다는 자신의 창작충동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기에,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대중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의 창궐과 끝을 알 수 없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단절과 고립의 사회에서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위안이 되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예술계 전반에 생겨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미술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의도적으로 어려운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난해한 현대미술을 전시실에 펼쳐 보이는 것을 멋인 양 여기던 태도를 버리고 심리적으로 지쳐 있는 사람들에게 정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전시를 만들어 내는 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최정화 작가를 초대해 《살어리 살어리랏다》를 시작할 때만 해도 이 변화된 흐름이 나타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2월 이후 전시를 개막하는 지금까지 이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미술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최정화 작가와 미술관이 진솔하게 고민을 나눴습니다. 흥미로운 건 최정화는 -코로나 19와 관계없이- 미술을 한다는 것이 누구나 알고 웃으며 즐기는 행위와 연결되어 있다고 늘 생각해왔다는 사실입니다. ‘눈이 번쩍’ 뜨이고 ‘입이 활짝’ 열리는 그 순간이 자신의 예술이 시작되는 순간이라고 말하는 최정화는 어쩌면 벌써 오래전 여기에 대한 답을 우리에게 던져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과거에 던져진 질문과 답이 코로나19로 인해 이제야 도래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코로나19로 활동에 제약이 많기는 했지만, 미술관은 최정화 작가와 함께 지난 10개월 동안 경남 곳곳을 답사하며 경남의 역사와 장소를 공유했습니다. 그렇게 생선상자와 파라솔을 만나고(마산수협공판장), 과일 리어카를 만나고(마산청과시장), 고비(조선시대 편지함)를 만났습니다. 새롭게 탄생하는 남해각과 과거의 영광을 품에 안고 잠시 숨고르기를 하는 부곡하와이를 이야기하며 막걸리를 한 잔 마시기도 했습니다. 고대 해양 강국이었던 가야의 역사를 김해에서 만날 수 있었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물론 ‘모아모아’ 프로젝트와 ‘기억채집’ 프로젝트를 통해 경남 도민 여러분의 삶(식기)과 역사(사진)를 만날 수 있었다는 사실이 그 무엇보다 행운이었습니다.
자! 이제 우리 모두가 쌓아 올린 이 작지만 소중한 이야기로 전시가 펼쳐집니다. 이번에도 최정화는 우리에게 눈이 ‘번쩍’, 입이 ‘활짝’ 열리는 경험을 선사해 주겠지요? 아니 어쩌면 그는 벌써 경남에서 만난 수많은 이야기로 인해 눈이 ‘번쩍’, 입이 ‘활짝’ 열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의 빛 - 1전시실
최정화의 《살어리 살어리랏다》는 미술관 곳곳에서 개최됩니다. 미술관 앞마당에는 모아모아프로젝트의 결과물인 <인류세>가 세워져 있으며, 과일여행을 마친 공기조형물이 그 주변에 유동적으로 자리를 함께합니다. 더불어 모아모아프로젝트를 통해 모인 또 다른 식기, 냄비들이 앞마당에 펼쳐집니다. 1층 로비에는 <인류세>를 빙글빙글 도는 개미(영상)가 여러분을 맞이합니다.
1전시실의 테마는 ‘당신의 빛’입니다. 최정화는 자신의 작업이 주변 사람들과 함께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너를, 그리고 네가 나를 만드는 것이라고요. 그래서 그는 “너 없는 나도 없고, 나 없는 너도 없다.”고 말합니다. 빛은 우리 모두에게 비춰지고 우리 모두에게서 나오는 것이니, 바로 당신이 빛이고 당신이 기념비인 것입니다.
해안으로 밀려 온 부서진 배와 스티로폼 부표, 마산수협공판장의 역사인 생선상자 등 경남 곳곳의 재료로 만들어진 다양한 작업들이 1전시실을 구성합니다. 그 중 백미는 이번 《살어리 살어리랏다》 전시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천 명의 이름이 새겨진 명찰 작업입니다. 식기, 사진 등을 보내주신 여러분의 이름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미래의 기억 + 기억채집 - 2전시실
2전시실의 테마는 우리의 기억입니다. 우리의 기억이란 삶에 대한 한 명 한 명의 기억이기도 하고 역사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는 여러분이 보내주신 사진과 사연들이 주인공이 됩니다. 나의 기억이 미술관에서 역사적인 혹은 기념비적인 어떤 것으로 변하는 순간이 펼쳐질 것입니다.
더불어 자그마한 미술실기대회를 위한 ‘비너스’와 ‘이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작품을 감상하는 공간이 아니라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서의 공간을 만드는 것. 이것이 이번 전시의 목적이기도 합니다.
무이무이(無異無二) - 생활사 박물관 - 3전시실
3전시실은 최정화 작가가 오랫동안 모아온 고가구들과 가장 현대적인 물건들이 결합해 새로운 유물이자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하는 현장입니다. 오래된 나무에서 느껴지는 예스러운 냄새와 반짝반짝 알록달록 빛이 나는 멋스러운 오브제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다른 존재들이 신기하리만치 잘 어울림을 목격하게 됩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무엇과 무엇은 다르다.’, ‘이것과 저것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은 기성의 사회에서 물려받은 선입견에 지나지 않습니다. 다르다고 여기는 것들과 접촉하는 순간 우리는 뜻밖에 공감의 영역으로 발을 들이게 됩니다. 여행을 다녀보신 분은 아실 겁니다. 낯선 장소에서 이질적인 사람과 만나 즐거운 대화를 나누다보면 일상에서 경험하기 힘든 벅차오름이 생겨나는 현상을 말이지요.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섞이고 이곳과 저곳의 장소가 섞일 때 낯설면서도 즐거운 어떤 감각이 (되)살아남을 느끼는 것. 《살어리 살어리랏다》가 희망하는 순간입니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 야외 프로젝트⟫<인류세> - 미술관 앞마당
최정화 작가와 함께 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모아모아(Gather, Together)가 지난 7월 한 달간 ⟪살어리 살어리랏다 : 야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사용하지 않는 그릇 모으기가 중심이 된 프로젝트에서 총 617명의 참여자들로부터 수집된 783점의 그릇들은 높이 24m의 <인류세>(Anthropocene, 2020)로 재탄생 되었습니다. 프로젝트는 진행 과정을 통해 “모든 것이 예술이 될 수 있고, 모두가 예술가가 될 수 있다”라는 최정화 작가의 예술관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예술과 일상, 예술가와 관람객, 개인과 공동체의 경계를 넘나드는 과정을 통해 완성된 <인류세>는 참여자 모두가 공동 경험의 주체로 거듭나도록 함으로써 그 상징적 의미를 더합니다.
작품 <인류세>는 인간과 지구를 포함한 이 세계의 문화인류학, 생태학, 과학적 모순 그리고 연결과 순환에 대한 작가의 질문으로 우리 앞에 놓여있습니다. 인류에 의해 치명적인 영향을 받은 지구환경의 현재 상태이자 미래에 기록될 새로운 지질시대를 뜻하는 제목의 <인류세>는 반복된 집적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그것은 탑이나 솟대 그리고 퇴적층의 단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러한 작품의 특성은 보는 이로 하여금 인류의 삶과 그 터전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사유를 유도하고 있는 듯합니다. 당연시되던 일상의 무너짐을 경험하고 있는 현시대에 이 작품은 우리의 삶의 형태를 주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류세>는 새로운 대화를 이끄는 소통의 장이자 또 다른 창조의 가능성을 내포한 미래의 기념비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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