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타이틀 매치: 함양아 vs 서동진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2020.10.20 ▶ 2021.02.14
2020.10.20 ▶ 2021.02.14
전시 포스터
서동진
기억-인터내셔널 2020, 12채널 비디오, 흑백과 컬러, 사운드
함양아
넌센스 팩토리 2013/2017, 혼합 매체, 가변 크기
2020 타이틀 매치: 함양아 vs 서동진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전시전경
2020 타이틀 매치: 함양아 vs 서동진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전시전경
함양아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3.0 2020, 3채널 비디오 설치, 컬러, 사운드
함양아
전시전경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매년 ‘타이틀 매치’라는 이름으로 두 명의 작가를 초대해 전시를 열고 있습니다. 지난 6년간 타이틀 매치는 전시 형식을 실험하며 두 작가 간의 경쟁과 대화, 협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 왔습니다.
2014년부터 북서울미술관의 연례전으로 자리잡은 타이틀 매치는 원로 작가와 차세대 작가를 짝지어 전시해 왔습니다. 개관 5주년을 맞은 2018년부터 기존의 틀을 확장해 연령에 상관없이 매체와 성향, 개성이 다른 두 작가의 작품을 선보여 왔습니다. 올해는 처음으로 이론가를 초대해 한 단계 더 나아간 전시 형식의 변화를 꾀합니다. 이를 통해 ‘타이틀 매치’라는 경쟁 구도를 오늘에 맞게 갱신하고 대화와 협업의 의미를 새롭게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또한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쌓아나가는 두 사람의 연대와 이에 따른 상승의 힘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올해 일곱 번째를 맞이하는 타이틀 매치는 작가 함양아와 평론가 서동진이 함께 합니다. 함양아는 미국, 중국, 네덜란드, 터키 등 여러 지역에서 거주했던 경험을 토대로 사회 시스템 안에 존재하는 개인과 집단 그리고 사회화된 자연에 대한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서동진은 자본주의 경제와 문화의 관계 및 시각예술의 미학적 전환을 비판하는 글을 써오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공통으로 천착하고 있는 주제는 ‘시간성’입니다. 최근 몇 년간 함양아는 ‘오늘’이라는 세계의 구조를 드러내는 작업을, 서동진은 주관적인 기억으로 축소할 수 없는 역사적 시간을 발굴하고 소생시키는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시간성이라는 공통분모를 토대로, 이번 전시에서 두 사람은 ‘오늘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라는 주제를 놓고 대화를 시도합니다. 사회 시스템의 문제를 연구하고 분석해 가까운 미래를 예측해 보고자 하는 함양아의 작업에 대한 비평적 응답으로서, 서동진은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한 유토피아적인 과거라는 서사를 가져옵니다. 이러한 대화의 구도 안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창의성과 상상력을 엿보고, 존중과 지지의 분위기 속에서 주제에 대한 공동의 입장을 이끌어 내고자 합니다.
2020 타이틀 매치는 전시실 1과 프로젝트 갤러리 1로 구성됩니다. 전시실 1에서는 ‘오늘’을 해석해 보고자 ‘파노라마’와 ‘서사’라는 개념을 동원한 두 사람의 작품 세계가 펼쳐집니다. 함양아는 이번 전시에서 신작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3.0>(2020)과 <넌센스 팩토리>(2013)를 선보입니다.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연작인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3.0>은 3채널 비디오 설치 작품으로, 개인과 사회의 무의식에 존재하는 서사들을 정교하게 들여다봅니다. 이를 통해 점차 혼돈의 에너지가 팽창되어가는 시대에 미래를 가늠하는 사고와 행동이 무엇인지 헤아려 보고자 합니다. <넌센스 팩토리>는 포퓰리즘 정치로 사회가 요동치는 오늘날의 불안한 상황에서 개인과 사회가 어떻게 균형을 찾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모색을 두 편의 비디오와 플랫폼 설치로 시도하고 있습니다. 서동진은 함양아의 작품에 대구를 이루는 방식으로 신작 <기억-인터내셔널>(2020)을 만들고 전시합니다. 이 작품은 과거 영화들의 시퀀스와 씬 가운데 깃발이 등장하는 장면들을 선별해 이를 다양한 운율의 텍스트와 짝지은 12채널 비디오 설치 작품입니다. 서동진은 이 작품을 통해 다른 세계를 향한 기대로 충만했던 과거의 역사적인 무대를 소환합니다. 깃발은 ‘과거’와 ‘유토피아’라는 관념이 교차하는 형상입니다. 깃발 이미지는 과거에 잠겨있었던 미래의 봉인을 풀고 도래할 날들을 여는 시간 여행의 안내자입니다. 함양아의 작품이 하나의 내러티브를 가진 현재의 인간학이자 사회학적 콜라주라면, 서동진의 작품은 깃발의 알레고리로 점철된 역사적 시간이자 몽타주입니다. 이들이 만들어 내는 두 겹의 파노라마 속 이미지들은 몰입이나 공감보다는 의식과 해독을 촉구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두 사람은 미적인 것과 지적인 것을 결합하는 형식의 연대를 추구합니다.
프로젝트 갤러리 1은 다양한 형태의 대화가 발생하고 작동하는 공간입니다. 이곳에서는 전시 준비 기간 동안 두 사람이 여러 차례 가진 대담 내용을 함축한 영상 <대화>를 상영합니다. 영상은 전시 주제와 주요 개념, 작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화두에 대한 두 사람의 생각과 태도를 보여줍니다. 영상 맞은편에는 언어와 이미지의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함양아의 <작업실>에서는 드로잉과 작품에 영향을 준 이미지들을 가지고 작가의 상상력이 그려낸 생각의 지도를 펼쳐 보입니다. 서동진의 <깃발 라이브러리>에서는 그가 추천한 책과 발췌문을 비치하고 읽어보도록 함으로써 방문자들이 이야기를 매개로 과거와의 교신을 시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흔들리는 사람들에게’라는 전시명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시 「흔들리는 사람에게」에서 가져왔습니다. 사회 시스템 내부의 구조적인 폭력과 전 지구적 재난 앞에서 우리는 모두 흔들리는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과는 어떤 관계를 맺어 나가야 할까요?
함양아와 서동진은 2020 타이틀 매치에서 경쟁을 버리고 협력을 택하는 도전을 감행합니다. 두 사람의 연합은 보이지 않는 세계의 구조와 마비된 시간 감각을 뒤흔들 잠재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힘은 미술관이라는 공간에서 우리가 마주하고 속해 있는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냅니다. 그들의 예술 실천은 오늘날 범람하고 있는 감정, 느낌, 정동 등의 미학적인 범주보다 비판적이고 인식적인 경험을 추구합니다. 태도와 접근 방식의 미묘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연대와 지지, 신뢰 속에서 공동의 입장을 다듬고 우리가 함께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 이 시대의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말을 건넵니다. 새로운 미래가 가능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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