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남: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 역사를 뒤흔든 여성 독립운동가 14인의 초상
2021.02.17 ▶ 2021.04.03
2021.02.17 ▶ 2021.04.03
윤석남
강주룡 초상 Portrait of KANG Ju-ryong 2020, 한지 위에 분채 Color pigment on Hanji, 210x94cm
윤석남
권기옥 초상 Portrait of KWON Ki-ok 2020, 한지 위에 분채 Color pigment on Hanji, 210x94cm
윤석남
김마리아 초상 Portrait of KIM Maria 2020, 한지 위에 분채 Color pigment on Hanji, 210x94cm
윤석남
김명시 장군 초상 Portrait of Heroine KIM Myung-si 2020, 한지 위에 분채 Color pigment on Hanji, 210x94cm
윤석남
김알렉산드라 초상 Portrait of KIM Alexandra 2020년 4월 15일, 한지 위에 분채 Color pigment on Hanji, 210x94cm
윤석남
김옥련 초상 Portrait of KIM Ok-ryeon 2020, 한지 위에 분채 Color pigment on Hanji, 210x94cm
윤석남
남자현 초상 Portrait of NAM Ja-hyeon 2020년 3월 30일, 한지 위에 분채 Color pigment on Hanji, 210x94cm
윤석남
박자혜 초상 Portrait of PARK Ja-hye 2020, 한지 위에 분채 Color pigment on Hanji, 210x94cm
‘역사를 뒤흔든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 – 미술과 문학으로 조명하다
지난 2019년, 3·1운동 및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이하여 잊힌 독립운동가, 특히 여성 독립운동가를 발굴하려는 사업이 다각도로 진행됐다. 당해 자료 기준 훈장을 받은 여성 독립운동가의 수가 종전의 170여 명에서 470여 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전체 1만 5825명 중 3%에 불과한 숫자다. 한국의 독립운동사는 남성 위주로 기록되어 있다. 이미 알려진 위인에 대한 연구에 편중되어 있기도 하다. 모두가 3·1절마다 유관순 열사를 기린다. 그런데 그보다 한 살 어린 소녀, 매우 비슷한 삶을 살았으나 우리가 잊은 인물이 있다. “남쪽에는 유관순, 북쪽에는 동풍신”이라 불리며 함경도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한 동풍신(1904-1921) 열사다. 만세를 외치다 일제에 의해 생을 마감한 순국열사 중에는 김향화(1897-?)라는 이름도 있다. 동풍신은 이북 출신, 김향화는 기생 출신이기에 역사에서 소외됐다.
학고재 본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박자혜(1895-1943)의 초상을 만난다. 독립운동가 신채호(1880-1936)의 아내다. 1920년 신채호와 결혼하기 이전의 활동에 대해서는 조명된 사례가 많지 않다. 박자혜는 1919년 3·1운동 당시 간호사로서 부상자들을 치료하다 민족적 울분을 느꼈다. 간호사들을 모아 ‘간우회’를 조직하였고, 만세 시위와 동맹파업을 시도하다 체포되기도 했다.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되었으나 대중에게는 그 이름이 아직 낯설다. 전시장 중앙 벽에는 김마리아(1892-1944)의 초상을 걸었다. 교육자이자 독립운동가로서 널리 신망 받은 인물이다. 3·1운동을 일으키는 데 적극 가담하였으며 체포 후 극심한 고문을 겪어 평생 후유증에 시달렸다. 1944년 투병 끝에 숨을 거둘 때까지 독립에 대한 열망과 민족의식을 잃지 않았다. 1962년 그의 업적을 기리는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되었다.
윤석남은 이매창, 허난설헌, 김만덕 등 한국의 여성 위인들을 화폭에 담아 왔다. 이번 연작은 그중에서도 특히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장기 과제다. 뚜렷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인물이 많으므로 지속적인 연구를 선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일 년여 간 김이경 소설가와 함께 이들에 관한 자료를 조사했다. 김이경 소설가는 윤석남이 그린 인물들의 삶에 소설적 상상력을 더하여 독특한 역사기록으로 풀어냈다. 치밀한 자료 조사를 통해 역사적 오류를 바로잡고, 대중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문체로 서술했다. 김이경이 쓴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 역사를 뒤흔든 여성 독립운동가 14인의 초상』(한겨레출판, 2021)이 이번 전시 개막에 맞추어 출간된다.
고운 세필로, 강하게 그린다 – 윤석남의 인물 채색화
윤석남은 2011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윤두서의 자화상을 본 후 채색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정면을 응시하는 당당한 눈빛에 매료되어, 여성의 시선을 드러내는 채색화를 그리겠다고 마음먹었다. 지난 2018년 학고재에서 《윤석남》(2018)이라는 제목의 전시를 열었다. 2015년경부터 그려온 채색화 연작을 최초로 발표한 자리였다. 전시 제목에 걸맞게 자화상을 다수 출품했다. 1982년도에 연 첫 전시부터 줄곧 어머니와 여성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였지만 자신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처음이었다. “자랑스러운 나의 엄마”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것이 많았으나 자신을 드러내기가 못내 망설여졌다는 그가 고운 세필을 쥐고, 강렬한 필치로 스스로를 기록했다. 이듬해에는 주위의 벗들을 그린 초상 연작을 OCI미술관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수년간 개인의 삶을 돌아본 윤석남이 이제 역사 속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복원한다.
채색화를 그리며 과거의 복식 등을 참고하고자 한국의 초상화를 모은 책을 구입했다. 방대한 분량 속 여성의 초상은 가장 뒤편에 이름도 없이 단 두 점 실려 있었다. 일제강점기 당시 그려진 그림이었다. “왜인지 울화가 치밀었다.” 어려운 시대, 나라를 위해 싸운 여성들의 삶을 조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윤석남은 역사가 충분히 주목하지 않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화폭에 기록하기로 했다. 남아 있는 사진 자료를 참고하여 얼굴을 묘사하고, 각 인물의 생애에 대한 기록을 토대로 배경과 몸짓을 구상해 그려 넣었다. 윤석남의 초상에서 인물의 손은 크고 거칠게 표현된다. 살아온 삶을 정직하게 드러내는 신체 부위라고 생각해서다. 그는 자립적인 여성의 삶을 대변하는 투박한 손이 작고 고운 손보다 아름답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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