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원: 평행한 두 세계 Parallel Worlds
2021.05.07 ▶ 2021.08.08
2021.05.07 ▶ 2021.08.08
이창원
기여화광 氣如火光 Vapour like Fire Light 2016, 광고 전단지, LED 조명, 디스플레이 턴테이블, MDF, 나무 판넬, 나무 Advertisement flyers, LED lightings, display turntables, MDF, wooden panels, wood
이창원
[상단] ‹약속의 징표 Sign of Promise›, 2014, 플라스틱 오브제, 불투명 유리, MDF, 금속틀, LED 조명 Plastic objects, frosted glass, MDF, metal frame, LED lighting, 65x100x35cm [하단] ‹무제 Untitled›, 2014, 플라스틱 오브제, 불투명 유리, MDF, 금속틀, LED 조명 Plastic objects, frosted glass, MDF, metal frame, LED lighting, 117x180x45cm
이창원
즉흥 Impromptu 2021, 포맥스에 아크릴 Acrylic on foamex
이창원
자화상 Lichtbild 2003, 잉크젯 프린트, 나무, 조명 Inkjet print, wood, light, 226x190x8cm
이창원
강화도_시간을 가로지르는 그림자 Ganghwado_Shadow across Time 2019, MDF, 합판, 커피 가루, 바니쉬 MDF, plywood, ground coffee, varnish
이창원
평행한 두 세계 Parallel Worlds 전시전경
이창원
평행한 두 세계 Parallel Worlds 전시전경
조소를 전공한 이창원 작가는 전통 조각에 대해 고민하며, 1990년대 후반 독일로 떠나 뮌스터쿤스트아카데미에서 순수미술을 공부했다. 이후 여러 해 독일에 머물며 ‘빛의 반사 Reflection’를 활용한‘평행한 두 세계 Parallel Worlds’라는 독특한 작업 방식을 구축했다.
설치 작품을 근간으로 하는 이창원의 예술은 평행한 두 세계의 상호 대립과 긴장으로 형성된다. 그 일차적 세계는 이미지가 파생되어 나오는 현실의 세계로서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보고 접할 수 있는 비 미술적 사물들이 속한 세계이다. ‹리플렉션 이미지 Image of Reflection› 작품의 경우 백색의 블라인드 구조물과 그 위에 얹어 놓은 커피 가루, 찻잎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조명을 비추면 찻잎의 높낮이와 형태에 따라 반사 이미지의 이차적 세계가 발생하며, 멀리서 바라보면 분절된 구조물들이 하나로 통합되어 풍경화나 인물화로 탈바꿈한다. 이때 이미지를 창조하기 위한 일차 공간과 그로부터 탄생한 이차 공간 사이에는 형태적, 또는 본질적 공통점이 존재하지 않으며, 평행한 두 세계 사이에 이창원의 예술 작업이 개입한다.
이창원은 이 두 세계 사이의 거리를 가능한 한 멀리 두기 위해 ‘모델과 이미지’의 불일치를 내세운다. 극히 파격적인 제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왜냐하면 전통적으로 모델과 이미지는 실체와 그림자의 관계로서 최대한 가깝고, 서로 닮기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즉 예술은 그 둘을 매개하는 거울처럼 둘 사이의 거리를 최대한 가깝게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이창원은 예술의 상징물인 거울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그 둘 사이를 가깝게 하는 매개물이 아니라 오히려 멀리 떨어지게 하는 분리자로서 기능함을 제시한다. 이것은 원본과 복사물 사이의 위계가 사라지고 원본으로부터 새로운 다른 실체가 파생되는 현대 사회의 현상이 이창원의 예술 세계에서 펼쳐지는 것을 의미한다.
‹평행 세계 Parallel World›, ‹기여화광 氣如火光 Vapour like Fire Light›, ‹성스러운 빛 Holy Light› 등의 작품 시리즈에서도 마찬가지로 작품을 구성하는 보도사진, 광고 전단지, 또는 플라스틱 용기들은 현실로부터 떨어져 나와 새로운 환경 속에 투영된 이미지와 평행하게 대치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완전히 해방된 자유로운 변화와 창조에 맡겨진 새로운 예술적 이미지로 변신을 거듭한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표면적으로 체험하는 예술성과 경이로움이 실로 흔해 빠진 일상에 근원을 둘 수 있음을 지적한다. 더욱이 작품이 전하는 이 같은 충격은, 원본과 이미지라는 두 세계의 거리가 멀면 멀수록 강렬하게 제시되는 것이다.
하나의 사물이 고정불변하다거나, 하나의 진실이 아집과 편견에 의한 환상일 수도 있음을 밝히는 이창원 작가의 ‘평행한 두 세계’는 그의 예술 세계를 지탱하고 관통하는 일관된 힘이며 희열의 원천이다. 아울러 이 파격적 해석에 참여함은 바로 새로운 창작의 과정에 다름 아닐 것이다.
이번 전시는 2000년대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를 아우르는 이창원 작가의 중간회고전이다.
Changwon Lee’s art works are composed of the juxtaposition and tension between two parallel worlds. Among the two worlds, one is the world of reality, where images are derived from non-artistic objects that we commonly encounter in our daily lives.
For example, in the Image of Reflection series, several narrow white shelves are lined up at regular intervals like window shades with coffee powder and dried tea leaves scattered on top, which make up the primary world. When the lighting strikes the tea leaves of varying heights and shapes, their unfamiliar silhouettes transform into a secondary world consisting of monumental landscapes. In other words, there is no formative or fundamental similarity between the primary world designed to create images and the secondary world created as a result, which is where Lee’s artistic intention intervenes between these two parallel worlds.
Lee emphasizes the discrepancy between the model and the image with the aim to maintain the maximum distance between these two parallel worlds. This constitutes an extremely unconventional proposition, as the traditional notion of a model and its image considers them to be as close and identical to each other as possible, representing the relationship between a real object and its shadow.
In other words, art generally seeks to minimize the distance between the two, as though mediated by a mirror. However, Lee finds another way to use mirrors, a symbol of art, by allowing it to function as a separator instead. In his artistic realm, the hierarchy between the original and its copy disappears, and new entities are derived from the original, a phenomenon that can also be observed in modern society.Lee’s revelation of the parallel world, rejecting the preconception that one thing cannot become another and only perpetuates itself, becomes the source of the power and joy of ultimate creation in his artistic universe.
This exhibition is part of a series of large-scale mid-career retrospectives for established Korean artists, which aims to present an opportunity to experience the artistic world of Changwon Lee, who underlines the discrepancy between models and images, ranging from the works produced in early 2000s during his time studying in Germany to the present.
We hope that witnessing Lee’s unconventional method of interpretation may also allow visitors to contribute to the creation of something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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