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쿠라 시대(1185~1333)
일본미술사가마쿠라 시대(1185~1333)
무인정권 속에서 피어난 미술
무신정권과 귀족정권의 이원적 문화가 형성된 가마쿠라 시대는 동양 최대 규모의 절 도다이사 부흥사업을 통해 새로운 미술의 출발을 열었다.
남송 건축양식의 채용과 나라시대 덴표양식의 불상조각이 조성되었으며, 무가(武家)의 지지를 받은 선종의 송원문화가 이식돼 수묵화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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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쿠라 대불, 1252년, 코오토쿠인[高德院] 소재, 동에 금도금, 높이11.4m
가마쿠라 막부는 불교를 보호하고 지방의 무사들도 불교를 믿었기 때문에 칸토[關東] 지방에는 이 시기의 작품이 많다. 아미타 가마쿠라 대불이 대표적인 예로, 더욱 단순화되고 대중화된 불교 경향을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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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다이사의 남대문(국보), 13세기, 지붕 25.5m
도다이사는 745년(752 완성) 쇼무 천황[聖武天皇]에 의해 나라[奈良]에 세워진 절로, 일본 황실이 불교를 국교로 채택함에 따라 황실 사원 중 가장 규모가 크게 지어졌다. 원래의 건물은 1180년에 소실되었는데, 도다이사 부흥사업에 의해 남대문이 가마쿠라 시대에 조성되었고, 절의 전체 모습은 18세기 초에 복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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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다이사 남대문의 금강역사상(金剛力士像)
목조채색, 높이 8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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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다이사 남대문의 인왕상(仁王像), 목조채색, 높이 8m
도다이사의 남대문 양쪽에는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금강역사상과 인왕상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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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 초오겐 쇼오닌 초상, 13세기 전반, 목조, 높이 82.2cm, 도다이지 소장
당시 초오겐이라는 승려의 초상조각으로 적나라한 사실묘사가 인상적이다. 초오겐은 불에 탄 나라의 절들을 대대적으로 재건하는 사업에 전력한 인물로 그 과정에서 그가 치른 고생이 메마른 얼굴에 그대로 새겨져 있다. 이 조각에서는 고위 승직자라는 이상적, 신비적 요소를 완전히 배제하고 있는 그대로를 나타내는 가마쿠라의 시대정신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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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가[春日] 만다라>,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신사경내를 질서정연하게 묘사해 불교의 만다라 같은 분위기를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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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노타키[那智瀧]>, 족자 비단에 설채
유명한 나치[那智] 폭포를 그려 신도신앙의 출현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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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타 성중 내영도>, 14세기 초, 비단에 채색, 162.5×159.3cm, 워싱턴 프리어갤러리 소장
정방형에 가까운 큰 그림으로, 검은 배경에 모든 신상들을 밝은 노란색과 금으로 칠해 단순화된 평면성을 드러낸다. 중앙에 위치한 아미타불은 열 두 줄기의 광선을 방사상(放射狀)으로 발하며 보살들과 주악 비천들이 두터운 그름 층 위에 서서 두 세 겹으로 그를 둘러싸고 있다. ‘나무아비타불(아미타불에 귀의하다라는 뜻)’을 반복해 외우면 되는 단순화된 정토종의 교리에 어울리는 내영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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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고시 아미타>, 13세기 전반, 비단에 채색, 138.1×117.2cm, 교토 젠린지 소장
가마쿠라 시대의 종교관을 잘 드러낸 이 작품은 구릉 위로 솟아오르는 달처럼 한가운데를 솟아오르는 아미타불을 표현하고 있다. 중앙부에 대칭형으로 자리한 두 협시와 그 아래 훨씬 작은 크기로 그려진 사천왕상을 비롯한 두 인물이 배치돼 있다. 대좌나 협시의 표현 등이 헤이안 시대의 화려함에 비해 간략화 된 점으로 보아, 극락정토의 신비한 아름다움을 완전히 결여한 가마쿠라 불교의 대중적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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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라노 시게모리 상
12세기 후반, 비단에 채색, 137.4×111.8cm, 교토 진고사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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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무신정권과 귀족정권의 이원적 문화가 형성된 가마쿠라 시대는 동양 최대 규모의 절 도다이사 부흥사업을 통해 새로운 미술의 출발을 열었다. 남송 건축양식의 채용과 나라시대 덴표양식의 불상조각이 조성되었으며, 무가(武家)의 지지를 받은 선종의 송원문화가 이식돼 수묵화가 시작되었다.
막부(幕府) 시대의 미술
가마쿠라 시대[鎌倉時代]는 가마쿠라에 바쿠후[막부(幕府)]가 세워졌던 1185년부터 1333년 바쿠후가 멸망할 때까지를 가리킨다. 처음에는 미나모토 요리토모[源賴朝]가 실권을 잡았으나 곧 호조씨[北條氏] 집안이 실권을 잡게 되었다. 헤이안 시대와는 달리 무사계급이 실권을 잡자 귀족적인 분위기가 많이 사라졌다. 따라서 다시 운동감과 힘을 중시하는 미술이 등장했다.
헤이안 시대 후반부터 진척되어온 국풍화(國風化), 즉 일본 고유의 색채를 드러내는 경향이 이 시대에도 계속되었는데, 에마키모노가 크게 성행한 것이나 신도미술인 스이자쿠가[垂迹畵]가 제작된 것이 그 예이다. 여기에다 중국 송대(宋代)의 건축·조각·회화 기법이 가미되어 다양함을 보여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 시대는 강력한 힘이 지배한 무인시대였으나, 내면에는 지친 몸을 달래고 평온한 마음을 찾고자하는 무상관(無常觀)이 자리해 다양한 미술이 장려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건축가마쿠라의 건축양식은 크게 중국 송대 건축양식과 일본 전통 건축양식으로 나눌 수 있다. 송대 건축양식으로는 다이부쓰요[大佛樣]와 젠슈요[禪宗樣]가 있는데, 다이부쓰요는 중국 남부지방의 건축양식을 따른 것이며, 젠슈요는 중국 선종사찰의 건축양식을 따른 것이다. 그리고 일본 전통식을 와요[和樣]라 하는데, 이는 나라 시대의 건축양식을 살린 것이다.
대표적인 건축물로는 도다이사[東大寺]의 부흥사업이 이루어지면서 조성된 도다이사의 남대문과 엔가쿠사[円覺寺]의 사리탑(舍利塔)이 있다.
조각
가마쿠라 시대에는 케이파[慶派]라는 조각양식이 주류를 형성했다. 이들은 우아한 조초[定朝]식보다 힘을 중시하는 나라 시대의 조각양식과 매우 사실적인 송대 조각양식을 가미해 제작되었다. 운케이[運慶]로 대표되는 이 조각양식은 도다이사 남대문의 금강역사상, 고후쿠사 북원당의 무착상(無着像), 세친상(世親像) 등에서 살펴볼 수 있다. 가마쿠라 대불과 산주산겐도[三十三間堂]의 풍신상·뇌신상 등도 모두 이 흐름에 따른 조각이라 볼 수 있다.
회화
가마쿠라의 회화는 일본 전통의 경향과 중국적 영향을 다양하게 드러내고 있다. 일본 전통의 경향은 라이고즈[來迎圖], 스이자쿠가[垂迹畵], 에마키모노 등이며, 중국의 영향은 선승들의 초상화[頂相]와 수묵산수화 등이다. 스이자쿠가는 밀교의 만다라를 신도에서 모방한 것으로 일본적인 새로운 미술 경향이다. 신사(神社), 신이 깃든 명승지, 신의 전령인 사슴, 또는 슈겐도[修驗道] 등을 많이 묘사했으며, 실경을 그린 진경도(眞景圖) 등도 이에 해당된다.
특히 에마키모노가 많이 제작되었는데, 이전 시대에 비해 주제가 다양해지고 기록적 성격을 많이 갖게 되었다. 기법상으로는 색감이 밝아지고 세부처리가 치밀해졌으며, 배경처리를 도안화하거나 초목(草木)을 이용했다. 이러한 경향은 후대에 널리 차용돼 일본미의 한 요소가 되었다. 전쟁기록화나 한 종파 교주의 생애를 그린 예도 많았다.
뮤움 미술사연구팀 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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