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진: 숨소리 The Sound of breathing
2021.09.29 ▶ 2021.10.04
2021.09.29 ▶ 2021.10.04
정유진
숨소리 캔버스에 유채_91×91cm_2019
정유진
화석 캔버스에 유채_112×162cm_2021
정유진
웅크린 사람 캔버스에 유채_130×162cm_2019
정유진
거울 캔버스에 유채_130×162cm_2020
우리는 인생에 있어서 가끔 사건이나 그것의 연속이 기대하고 있던 것과는 정반대로 전개되는 일을 종종 경험한다. 흔히 '운명의 장난'이라는 말은 이러한 의미를 더욱 간결히 표현해주는 것이 된다. 결국 인간이 세상을 온전하게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 내가 오랜 일상을 깨고 다시 작품을 하기까지 지나온 나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도 이러한 것에서 기인한다.
나의 작품은 '색(色)'과 '공간(空間)'이 주요 모티브다. '색'이 '공간'이며, '공간'이 곧 '색'이다. 먼 하늘, 이름 모를 들판, 지나는 바람, 쏟아지는 빗소리가 나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공간을 한참 응시하다 보면 무수한 색의 형상들이 그때의 상념에 녹아 눈으로 가득 차오른다. 그 중 한 순간의 색도 놓치지 않으려 한 호흡에 수없이 반복적인 빠른 붓질을 통하여 공간을 메워 나간다.
이때부터는 공간의 형태나 색상이 즉흥적으로 발휘된다. 서서히 공간이 드러나게 되면 어김없이 하나의 '실체' 가 놓이게 된다. 작품에서 표현되고 있는 인물의 형상들이다. 마치 길을 잃고 떠도는 영혼이 머물 곳을 찾아 그곳에 자리를 튼다. 그래서 공간은 내 존재가 머무는 '영혼의 집'이다. 따라서 내 집이 아름다워야 하는 이유로 충분하기에 색채는 그러한 감성을 담고 있다.
언제 어디를 가든 내가 앉은 자리에는 나만의 공간이 생긴다. 그것은 현실도 이상도 아닌 또 하나의 세계일 것이다. 그림은 그러한 사유를 통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안목을 키우는 것이다. 깨달음이나 이해라는 것은 무언가를 바라보면서 비로소 관철되는 것이다. ■ 정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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