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인
나를 보는 두 사람_Two observers 130x130cm Oil on canvas 2021
최수인
Who_s the white whale over there 130x130cm Oil on canvas 2021
최수인
White whale_s greeting 91x91cm Oil on canvas 2021
최수인
Where is she 227x145.5cm Oil on canvas 2021
최수인
The most peaceful day 227x145.5cm Oil on canvas 2021
최수인
Two natures 91x91cm Oil on canvas 2021
최수인
I_m not there 91x91cm Oil on canvas 2021
아트사이드 갤러리는 2021년 11월 12일부터 12월 11일 까지 《너의 빌런》를 개최한다. 최수인(1987- )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연출된 ‘상황적 자아’를 통해 사회적 존재가 되는 주체의 발생적 순간을 사유하며, 그 과정에서 촉발된 감정의 층위를 면밀히 재현하려고 한다. 이번 전시는 2020년
최수인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한 부조화의 순간을 재현하기 위해 몬스터를 연상시키는 대상을 등장시키고, 이는 그리스 연극에서 이면의 진실을 강조하기 위해 역설적으로 차용했던 가면을 상기시킨다. 작가가 창조한 허구적 세계에 형상을 입히고 내러티브를 전하는 이 가면적 대상은 역설적으로 화자가 선택적으로 드러내지 않은 것에 주목하게 한다. 이 절묘한 방식의 ‘드러냄과 감추기’의 길항구조를 통해 연출된 무대는 작중 화자를 소거하고 메타적 관점을 배가 시킨다. 서사가 배제되고 독립된 사건으로 재탄생한 “장면화”된 공간은 사건이 발생했던 그 순간에 오롯이 집중하며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인다. 최수인 작가는 이 과정에서 진실에 근접한 허구를 활용하고, 이를 통해 진실을 말하는 절묘한 변증법적 수사를 연출한다. 이 화법을 완성하는 ‘가면적 형상’이 만들어낸 장면화된 화면은 연극 무대를 연상시키며 보는 이에게 흥미로운 구조화의 과정을 남긴다.
20세기 후반 미시 사회학 분야를 개척한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은 “우리는 모두 극장 위의 배우다. 우리의 일상적 삶은 연극무대와 같고, 우리는 그 무대에서 연기를 펼친다”고 논했다. 마치 이에 화답하는 듯한 최수인의 작품세계는 타인을 의식하면서 상황적 자아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대인의 표상이기도 하고, 작가 자신의 페르소나 이기도 하기에 관람자들에게 공감과 여운을 남긴다.
■ 아트사이드 갤러리
1. 전시 평론
가면의 역설: 제의적 환영 (幻影)
“… 우리는 진실에 가까운 허구들을 노래하는 법을 알고 있으며, 우리가 하려고 하면 진실된 것을 말하는 법도 알고 있다.” ( 그리스 철학자 헤시오도스,<테오미니아, Theogonia>)
일찍이 그리스 시인 시모니데스는 “회화(繪畫)는 말없는 시, 시는 말로 된 회화”라 기술하며 회화(繪畫)의 창작원리가 시의 작법과 상통함을 언급했다. 이는 회화를 보는 관점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관념과 심상의 영역에 놓인 사유를 수사적 관계항으로 발화하는 시와 유사하게 회화도 수사적 구조를 녹인 표상적 이미지를 통해 읽혀진다. 즉, 회화는 이미지로 된 언어이며, 그렇기에 작가가 전하려는 내러티브의 시각적 구조화 과정을 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1. 최수인이 만든 “장면화”는 ‘선택적 위장’으로 실현된다.
사회와 개인이라는 관계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들에 주목한 작가들이 있어왔지만, 그 중에서도 최수인 작가는 외적 동인이 촉발한 상황 속에 놓인 자신의 감정의 층위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어긋난 관계로 귀결된 부조화의 순간을 재현하려고 한다.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연출된 상황적 자아를 통해 사회적 존재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나’라는 대상은 개별성에서 출발한다기 보다 타자화된 욕망과 체계를 내면화한 사회적 주체이다. 즉, 사회적인 합의에 의해 공유된 사고의 패러다임이 일정부분 ‘나’의 의식세계를 결정짓고, 그 프레임을 통해 투사된 의식구조들이 개개의 행동양식에 영향을 끼친다. 최수인의 작품은 이렇게 외부적 요인으로 작동하는 개인이 사회적 주체로 변화하는 발생적 순간을 사유하며 시작된다. 이는 이미 그가 경험한 기억 속에 관념적으로 자리잡은 모호한 시간성을 상상적으로 재구성하는 시도이며, 감각적 재현을 돕는 장치로 그가 선택한 것은 가면적 대상이다.
여기에 최수인 작품의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그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드러내는 방식이 바로 ‘선택적 위장’이다. 작가가 등장시킨 몬스터 같은 형상은 그리스 연극에서 이면의 진실을 강조하기 위해 역설적으로 차용했던 가면을 연상시킨다. 허구적 세계에 형상을 입히고, 표상성을 부여하는 이 형상은 역설적으로 내러티브를 위해 화자가 선택적으로 드러내지 않은 것에 주목하게 한다. 이 절묘한 방식의 ‘드러냄과 감추기’의 길항구조를 통해 연출된 무대는 작중 화자를 소거하고 메타적 관점을 배가 시킨다. 서사가 배제되고 독립된 사건으로 재탄생한 “장면화”된 공간은 사건이 발생했던 그 순간에 오롯이 집중하며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인다. 이를 통해 최수인은 외부적 시선에 놓인 상황적 자아를 유지하기 위해 희생된 자아와 타인에게 의도치 않은 지위와 역할을 부여받은 허상적 실재에 대해 맹렬히 성토한다.
2. 가면의 역설: 드러내며 감추는 변증법적 상호작용이 귀결하는 곳은 작중 화자의 감정선
이렇게 최수인의 작품에서 ‘가면적 대상’을 통해 장면화된 허구의 무대는 독립된 사건에 좀더 중심을 두고 사건내부에서 발생하는 병렬적 요소들의 양태를 세밀하게 조명하는 것에 성공한다. 특히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집채 만한 파도, 광풍에 휩쓸린 듯한 나무, 붉게 타오르는 화염 등은 어딘가 익숙한 풍광을 연상시키지만 사실 이 대상들은 작가가 창조한 메타포적 형상의 도열이다. 작중 도상들은 사회적 자아를 유지하기 위해 희생된 작가의 감정선을 내밀히 드러내고 결국 이는 그의 지난 상처와 좌절의 기억으로 귀결된다. 작가는 이에 대해 “스스로를 희생양으로 자처하는 주체 간의 사이코드라마가 펼쳐진다. 이 무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 전하며, 특히 작품의 제목을 통해 각각의 내러티브를 함축하기에 제목을 포함해서 작품을 읽어 내길 부탁한다.
이런 그의 최근작에 등장하는 ‘고래’라는 대상은 내러티브를 대하는 그의 관점에 일어난 미묘한 변화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고래의 연극”이라 이름 붙인 신작에는 바위로 위장한 성난 고래가 등장한다. 이는 격정적 감정의 순간에 놓인 화자보다는 그를 둘러싼 주변인물과 상황에 주목하려는 시도로, 타인과의 관계를 좀더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려는 수용적 제스처가 담겨있다. 이렇게 최수인 작가의 작품은 그의 의식세계와 긴밀히 호흡하고 성장하며, 결국 내면자아를 표상하는 하나의 페르소나로서 작동한다.
3. 제의적 환영; 본래적 자아의 간절한 외침.
서두에 언급한 대로, 회화에서는 창작자의 내러티브를 위해 수사적 표상을 녹이는데, 최수인 작가는 이 과정에서 진실에 근접한 허구를 활용하고, 이를 통해 진실을 말하는 절묘한 변증법적 수사를 연출한다. 이 화법을 완성하는 ‘가면적 형상’이 만들어낸 장면화된 화면은 연극 무대를 연상시키며 보는 이에게 흥미로운 구조화의 과정을 남긴다. 그리스 연극이 기복적 염원을 담은 제의적 연원을 가지고 있음을 상기해볼때, 그가 연출해낸 무대는 감정의 표출 이상의 간절한 의미화로도 읽힌다. 제의적 환영. 그가 제시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불발된 관계의 씁쓸함이 아니라, 사회적 자아에 더 이상 희생되지 않고자 하는 본래적 자아의 간절한 외침이 아닐지. 20세기 후반 미시 사회학 분야를 개척한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은 “우리는 모두 극장 위의 배우다. 우리의 일상적 삶은 연극무대와 같고, 우리는 그 무대에서 연기를 펼친다”고 논했다. 마치 이에 화답하는 듯한 최수인의 작품세계는 타인을 의식하면서 상황적 자아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대인의 표상이기도 하고, 작가 자신의 페르소나 이기도 하기에 관람자들에게 공감과 여운을 남긴다. 몬스터의 라틴어 어원이 ‘경고’라는 것은 작품에 중의적인 시각을 던지며 시사하는 바를 남긴다. 상처주지도 받지도 않는 관계를 염원하는 나지막한 경고 같은 그의 작품은 쉬이 가시지 않고 환영처럼 맴돈다.
“…흐르며 푹 하고 비웃고 또 비웃으며 지나간다. 물결이 비웃을 때마다 물거품이 요란하다.
고래는 물결이 자신을 비웃어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빨을 보인다.” (최수인 작가노트 중)
1987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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