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현: 표면풍경, 스며들다 Surface-Scape, Permeating
2022.03.17 ▶ 2022.03.31
2022.03.17 ▶ 2022.03.31
정지현
매화도 Plum Blossom Tree 145 x 112 cm acrylic, ink and oil on canvas 2022 ⓒ정지현
정지현
Amid Surfaces-Feather Camouflage 90.9 x 65.1cm acrylic, ink and oil on canvas 2022 ⓒ정지현
정지현
Amid Surfaces-Feather Camouflage 45.5 x 37.9cm acrylic, ink and oil on canvas 2021 ⓒ정지현
캔 파운데이션은 정지현 작가의 개인전 《표면풍경, 스며들다 Surface-Scape, Permeating》를 3월 17일부터 3월 31일까지 오래된 집에서 개최한다. 정지현 작가는 그의 정교한 테크닉을 이용해서 관객을 실제와 상상, 그 혼합의 풍경 표면으로 초대한다. 시각요소들의 대비를 동시 교차적으로 드러내는 그의 회화적 표현의 장치들은 관객의 눈의 움직임을 유발시키고 작품의 표면으로 시선을 끌어들인다. 시각성에 촉각성이 개입된 관객들은 표면의 풍경으로 몰입되고 스며드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전시는 별도의 사전예약 없이 현장 관람 가능하다.
물 속의 해파리를 들여다보면, 그의 유연하고 반투명한 몸은 제 스스로의 힘으로만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광활한 바다의 움직임에 몸을 맡겨 따르는 것이기도 하다. 해파리는 자신을 능가하는 깊이조차 알 수 없는 어느 장엄한 풍경의 한 가운데에서 살며 순환한다. 그의 실루엣은 끊임없이 변신한다. 포착할 수 없는 윤곽의 이 동물은 우리 눈앞에 결코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자연에는 이 같은 현상이 무수히 존재한다. 가령 발육이 왕성한 혹은 급격히 퇴화하는 식물이라든가, 녹아내리는 바위, 부패하는 신체, 이제 막 부화하려는 번데기가 있다.
정지현의 회화와 데생은 이와 같은 자연 과정을 해석하고 복합적으로 만들어낸다. 그의 연작 Amid Surfaces는 관객에게 지각적, 시각적, 감각적 체험을 선사하는데, 반복적인 모티브의 사용과 그로 인해 생겨난 운동 리듬에 맞춰 관객은 눈으로 매우 가까이에서 관찰된 얇은 표피를 쓰다듬어 본다. 노랗고, 푸른, 잿빛의 또는 오렌지 빛깔을 띤 비늘은 물고기나 뱀, 현미경으로 들여다 본 어떤 파편, 천의 단면 등을 떠올리게 한다. 비늘 모티브의 증대는 관객의 시야를 혼란케하는 운동 효과를 만들고, 새로운 활력을 갖게 된 표피는 강렬하게 공간을 부유하는 듯 보인다.
풍경이 색채와 형상으로 매혹적이게 다가온다면, 작가는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동시에 관객을 불안하고 불편한 상황으로 유인하기 위해서 가벼운 혼란을 일으키는데 이의 일부는 그의 테크닉에서 기인한다. 다양한 화면 처리 기법을 결합시켜서 식물과 생체 요소들을 표현하는 것이다. 때로는 캔버스에 식물과 꽃, 육체가 환영적 이미지로 나타나기도 하며, 때로는 초현실주의적 표현 기법으로 곤충, 싹, 다른 융기들이 희미한 물질로 변질되기도 한다. 출현과 사라짐의 유기적인 결합을 위하여 표면과 심층의 결합이 작품에 드러나게 된다. 이는 정신의 심연 - 규정할 수 없는 풍경 - 으로 향하는 유혹의 감성을 촉발시킨다. 사실 처음 언뜻 보았을 때, 관객은 자신이 알고 있는 식물이나 곤충을 보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느낌은 금세 조금 더 이상하고 컴컴한 실루엣을 가진 물체의 존재로 인해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작가는 그가 “감각의 대립”이라고 부르는 영역을 탐험하며, 이분법적 구조의 관계 - 실재와 상상, 안과 밖, 표피와 살, 빛과 그늘, 삶과 죽음, 매력과 혐오, 쾌감과 환멸 (작가노트 중) - 에 대해 탐구한다. 백합과 난초, 선인장이 핏빛 가시들로 가득하다. 나비가 병에 걸린 몸의 살점에서 꿀을 찾고, 피를 머금은 작은 혹들은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며, 신체 내장 기관들은 꽃 풍경에 동화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말미잘이 선인장과 몸을 섞는다. 그리고 말미잘의 붉은 촉수가 선인장의 위협적인 가시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관능과 야릇한 불안감 사이에서, 작가는 인간의 살과 동식물의 세계의 은밀한 변성에 관해 연구한다.
작가는 관객이 이미지에 자신을 정신적, 상징적으로 투영하는 능력에 대해 작업한다. 풍경이나 풍경의 파편이란 우리의 기억, 지식, 감각 또는 우리의 육체 그 자체에서 비롯된 것이다. 변화와 해석, 혼합 등의 과정을 통해 작품은 몸의 대립과 타인에 대한 인식으로 깨어난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이타성, 호기심, 기이함이란 우리에게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예측과 접근이 불가능한 몸의 본질을 느끼게 한다. 우리는 마치 우리를 휩쓸며, 우리를 초월하는 거대한 바다 깊은 곳에 사는 해파리와 같다. “혼란과 진공 사이, 중간자적 위치에서 나는 혼동의 세계(카오스)로 빠져든다.” 작가는 우리도 생에서 죽음으로 이동하는 무정하고 영원한 진행 과정 가운데에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정지현이 풍부와 허무, 숭고와 공포 사이에서 자연을 표현한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인간 존재의 간극, 복합성, 그 세밀하고 다양한 형태들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 본 내용은 Julie Crenn(미술평론)의 <변성 (Trans)Mutation>에서 발췌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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