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수년에 걸쳐 이상원 화백은 흙과 도자기를 통해 기존의 자신의 작품에 변화를 꾀하고자 시도했다.
전시를 통해 소개되는 온갖 모양과 색상, 질감의 도자기는 결국 둥근 어떤 것으로 귀결된다.
2021년 첫 번째 도자기 전시에 20여점, 2022년 이번 두 번째 전시에 3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하지만 화백이 도자기를 대상으로 그린 작품은 400여 점이 넘는다. 多作은 처음부터 이상원 화백의 작업 방식에서 전제조건이었다. 수많은 작품을 그려나가며 그림으로 표현된 도자기의 느낌은 점차 달라졌다. 초기 작품은 색상과 형태가 모두 단순하였다. 이후 작품에서는 강렬하고 진한 색상과 강약의 대비를 통해 이상원 화백 작품 특유의 묵직하고 강인한 정서가 도드라졌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은 또 한 번의 변화를 보여주었다. 작품은 밝고 단단해졌으며 경쾌하고 화려한 느낌마저 자아낸다.
도예가의 손을 통해 만들어진 도자기를 화가가 다시 그릴 때는 도자기가 지닌 고유의 이상적인 특성을 극대화 시키는 경우가 많다. 백자 달 항아리를 그린 그림의 경우 순수하며 높은 정신의 경지, 또는 단순하고 아름다운 조형적 특성을 회화적으로 구현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이상원 화백의 작품은 이러한 이상화된 도자기의 특성을 표현하지 않았다. 흙먼지를 연상시키는 표현기법을 통해 땅속에 묻혔다 꺼내졌거나 먼지를 뒤집어 쓴 못난 모습의 도자기이다. 제조된 국적도 불분명해 보이며 표면이 떨어졌거나 일그러진 형태도 있다. 이상원 화백은 정제되지 않은 토기에 가까운 도자기의 모습에 흥미를 느꼈다. 황토를 사용하여 부드러운 질감과 황갈색 빛깔을 표현함으로써 친숙한 화면을 만들었고 때로는 파격을 시도하였다.
이상원 화백은 작품을 통해 바보스러우면서도 깊이 있고자 소망한다. 순박하면서도 신비로운 세계를 만나고자 한다. 쉼 없는 화백의 작업은 매번 새로운 시도로 가득 채워지고 있다.
1935년 강원도 춘천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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