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황창배
전시전경
황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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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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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영미술관은 2010년 신관 개관 이래 매년 미술계에 귀감이 되는 원로 작가를 모시고 초대전을 개최해 왔습니다. 올해는 작고 작가인 한국화가 소정(素丁) 황창배(1947~2001) 선생을 초대해 <접변接變>이라는 제목으로 유작전을 개최합니다.
황창배는 서른을 갓 넘긴 1978년 국전에서 한국화 최초로 대통령상을 받아 주목받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그는 이후 밑그림을 생략한 그림을 그리고, 다양한 서양화 재료를 과감하게 도입했습니다. 이처럼 파격적인 행보 속에서 그는 다양하게 실험했습니다. 결국 그는 ‘한국화의 이단아’, ‘한국화단의 테러리스트’라고 불렸습니다. 왕성하게 활동하던 중 뜻하지 않은 병마로 그의 여정은 멈췄습니다.1960년대 상황을 고려하면 황창배가 대학에서 한국화를 선택한 자체가 결단이었습니다. 당시는 온 나라가 ‘조국 근대화’라는 기치 아래 서구화에 매진하던 때였기 때문입니다. 서둘러 그들과 발맞춰 나가고자 했습니다. 미술계 역시 서양의 동시대 미술을 따라 하기에 여념이 없었으므로, 한국화를 전공으로 선택하는 학생이 거의 없었습니다.
황창배는 당시 일군의 한국화 화가들이 서구 추상표현주의 영향 속에서 현대화를 모색할 때 정반대의 길을 갔습니다. 훗날 장인이 된 철농 이기우 선생에게 서예와 전각을 배웠고, 청명 임창순 선생에게 한학과 미술사를 배웠습니다. 그리고 월전 장우성 선생에게 초상화를 배웠습니다. 황창배는 진정 ‘溫故知新(온고지신)’하기 위해 기본 소양 갖추기에 충실했습니다.이후 황창배는 전통의 굴레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한국화 화가들과 달리 다양한 실험을 통해 ‘현재화한 한국화’를 그리고자 했습니다. 한국화를 넘어 자기 그림을 그리고자 했습니다. 격을 갖추었기 때문에 파격 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화가 황창배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습니다.
모든 것은 변합니다. 문화도 매한가지입니다.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나면 다름을 인식하며, 이를 토대로 변화가 생기는 것, 즉, ‘접변’은 당연지사입니다. 전통은 시간을 초월해서 유의미해야 하며, 유형(有形)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황창배의 그림 여정은 한국미술의 근본을 찾고, 뿌리를 갖고자 하는 작가와 후배들에게 여전히 좋은 본보기입니다.황창배의 전시가 여러 가지로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가는 우리의 심신에 재충전과 청량감을 주는 전시가 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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