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 : 유어산수(遊於山水)- 구름 위에 노닐다
2022.09.28 ▶ 2022.10.04
2022.09.28 ▶ 2022.10.04
전시 포스터
박소영
유어산수(遊於山水)22-03 40×50cm, 장지에 수묵, 안료, 2022
박소영
유어산수(遊於山水)22-04 40×50cm, 장지에 수묵, 안료, 2022
박소영
유어산수(遊於山水)-금강전도 22-07 91×116.7cm, 장지에 수묵, 안료, 2022
박소영
유어산수(遊於山水)-금강산 22-08 80×100cm, 장지에 수묵, 안료, 2022
박소영
유어산수(遊於山水)-금강산 22-10 80×100cm, 장지에 수묵, 안료, 2022
박소영
유어산수(遊於山水)-만폭동 91×72.7cm, 장지에 수묵, 안료, 2021
머물러 있는 것은 없다
김민영 /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오늘날 급격히 발달한 자본주의 현상 속에서 인간은 물질 위주의 가치관이 주가 되는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곤 한다. 내면의 근원을 성찰할 수 있는 여유조차 없이 보내는 바쁜 일상은 우리를 점차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본질적인 삶에서 멀어지게 한다. 그러나 내면을 다스리는 과정을 소홀히 여기는 현실 이면에는 삶의 본연의 모습을 찾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치유하고 삶을 관조할 수 있는 초월과 자유에 대한 그리움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명상과 사색은 내면 의 의식을 치유하고 풍요로운 정신세계로 이끌어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행위로 볼 수 있다. 일상 속 자연을 거닐며 작가가 찾은 초월과 자유의 공간은 작가의 심상과 닮은 무한한 하늘이 되어 창작 활동의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그 넓이와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무한한 공간으로 하늘을 표현하고 이상향에 대한 성스러운 느낌을 전달한다. 하늘 위 구름에 겹쳐진 산수와 사군자는 동양화의 전통을 기반으로 재해석한 자연의 은유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통로가 되어 정신적 사유를 담는다. 여기에 동양화 안료인 금분과 은분의 사용으로 자연의 신성하고 장엄한 표현을 부각시킨다. 산수와 매화 나뭇가지가 보여주는 동세가 풍부하면서도 간결한 선은 견고하고 유연한 감정을 전달하고 있으며, 부유하는 구름의 형상은 먹의 농담으로만 차분히 덩어리 감을 표현하여 서정적인 감성으로 내면의 안식을 이끌어낸다. 특히 물기가 있는 부분에서 의도적으로 먹을 번지게 하는 발묵법과 먹이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겹쳐 그리는 파묵법이 눈에 띈다. 이러한 기법은 구름이 자아내는 숭고한 분위기를 더욱 극대화하는 효과를 준다. 이와 같은 우연적으로 먹을 번지게 하는 과정은 무한한 가능성의 부여이자 자유로운 현상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의 하늘 위 부유하는 구름과 대나무는 끝없이 펼쳐지는 무한한 공간 속 고요한 자연과의 조우를 표현한다.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작품 앞에 서서 자연스럽게 그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고 사색에 잠기게 만들며 자연이 주는 경외감마저 불러일으킨다. 조선 중기의 이징(李澄)이 그린 이금산수도(泥金山水圖)를 작가 본인의 화풍으로 재해석한 산수 작품은 작가의 다른 작품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차분하고 느린 붓질로 섬세한 감각을 화폭에 담아낸다. 이는 자연과의 합일을 추구하는 동양 사상을 바탕으로 내면의 정신을 표현하고자 관념적인 공간인 상상 속 이상 공간을 만들어내어 이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정신적 가치의 확립을 표출한다.
자연은 생명의 기운으로 저마다 속도는 다르지만 때로는 풍성하게 때로는 가볍게 변화를 지속한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의 구름에 중첩된 산수와 사군자는 정지된 화면에 표현되었을지언정 결코 그대로 머물러 있다고 할 수 없다. 이는 어떻게든 흘러가는 시간 속 머물러 있지 않는 우리의 인생과 맞닿아 있으며 장자의 소요유 사상과 혼연일체하여 숭고한 자연에서의 명상과 사색으로 초월과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유유자적 떠다니는 구름 위 오랜 세월을 지내온 높은 고도의 굽이진 산세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대자연 속 마치 한 마리의 봉황이 되어 자유로이 노니는 기분이 든다. 이처럼 작가의 심상을 깊이 공감하는 과정은 쉼 없이 달려온 지난날을 반추하고 인생과 자연의 섭리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작가노트
나의 작업은 야외를 거닐면서 영감을 받아 자연과 우주에 대한 명상과 사색을 담아낸다. 수묵으로 구름의 덩어리를 만들어 하늘과 함께 대기의 장(場)을 만들고, 그 위에 자연의 이미지를 형상화한다. 하늘과 구름은 우리들이 살아 숨 쉬는 대기이자 공기의 흐름을 느끼는 생명체를 살아있게 만든다. 너무나 당연하게 존재하고 있는 대기의 공간인 하늘, 그리고 구름은 나에게 시간의 흐름과 시공간을 넘나들 수 있는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하는 매개체가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발표해 온 자연 안에서의 사색과 명상을 통해 자연과 벗하여 소요유(逍遙遊)하고자 하는 연계선 상에서 전통적인 산수화를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였다.
전통 회화를 작업의 근간으로 삼고 내가 체험한 공간과 관념적인 공간을 실경과 넘나들면서 가상의 공간을 현존재의 공간으로 드러낸다. 전통 산수화의 전형을 가져오되 그것을 그대로 옮겨 그린 것이 아니라,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선택한 부분을 하늘과 구름 형상 배경에 위치시켜 가상공간을 창조한다. 이 공간에서 우리는 자유를 꿈꾸며 자연을 벗 삼아 숨 쉴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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