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명륜동 작업실 결과보고전 《이것이 이야기는 아니지만》

2022.11.24 ▶ 2022.12.17

캔 파운데이션 레지던시(오래된 집)

서울 성북구 성북로18길 16 (성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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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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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은의

    두 개의 원 78 (사과와 보울) Oil on canvas, 50x70cm,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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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각

    Collection of proverbs/ 속담 모음집 Deep Learning frameworks(disco diffusion v5.4, midjourney), Text DB, interpolation software, sound generator, multi channel video, Resolution: 4K,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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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각

    On a live wire right up off the middle ground / 중간지대에서 나온 전선을 타고 Deep learning frameworks(disco diffusion v5.4), text DB(gpt-3), interpolation software, sound generator, Robot arm, projector, speaker, divx player, 1ch 10’00”, Resolution: FHD 2022

  • 작품 썸네일

    장은의

    두 개의 원 86 (사과와 그림이 있는 접시) Oil on canvas, 100x80cm,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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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

    The dizzy day 1 Acrylic on paper, 90x90cm,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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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

    바람과 함께 달리기1 Drawing, Acrylic on paper, 45x45cm, 2022

  • Press Release

    미지의 이야기
    윤수정 큐레이터

    캔 파운데이션은 2022년의 마지막 전시로 명륜동 작업실 입주작가 3인의 ≪이것이 이야기는 아니지만≫을 개최한다. 올해 초 명륜동 작업실에는 장은의(b.1974), 정진(b.1984), 조영각(b.1986) 작가가 입주하였고, 캔 파운데이션은 입주작가들의 활동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이전과는 또 다른 시도들을 전개하였다. 더 프리뷰(The Preivew) 아트페어 부스 운영, 전문가 초대 프로그램, 외부 전시 및 교육 프로젝트 참여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3인의 작가들과 보다 긴밀하게 소통하려 노력하였다. 그 1년의 시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프로젝트가 다름아닌 결과보고전이다. 3인의 작가는 각자가 몰두하는 작업의 영역은 다르지만,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는 방법적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야기와 이미지가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공존과 교환을 거듭하고, 때로는 대치하거나 혹은 융합을 모색하며 의미를 생산해왔다는 사실을 떠올려볼 때, 이번 전시에서 세 명의 작가가 어떠한 태도로 두 영역 사이를 가로지르는지에 대해 살펴보는 일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장은의는 과일과 그릇, 일상의 평범한 사물들을 유화 물감을 재료로 정교하게 그린다. 그림은 정물화처럼 보이지만, 작가는 인물을 그리는 초상화이자 추상화라고 말한다. 작가는 그림을 그리기 전 만났던 사람들에 대해 그리고, 과일이 나타내는 자연의 원과 그릇의 인공적 원 사이의 긴장과 조화로부터 서로 다른 세계가 공존하는 방법을 그려내내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가의 신작들과 스페이스캔 계단 공간의 실내 풍경 역시 작가가 독일에서 만난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특히 실내 풍경은 작가가 이 사람을 반복적으로 떠올리게 된 동기가 되었던 장면을 그린 작품이다. 이처럼 작가는 작품에 인물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이 과정은 작업방식으로부터 유추되는데, 작가는 작품을 그리기 전, 과일들과 그릇, 빛 같은 환경적 요소들을 조율하여 먼저 촬영하고 캔버스에 옮기는 작업방식을 취한다. 이 같은 작업 과정은 작가가 일상적 사물에서 카메라라는 장치에 의해 한 차례 시점을 이동하는 행위처럼 보인다. 사물과 그림 사이에 발생한 이 거리는 작가에게 있어서 이야기와 이미지 사이의 거리이기도 하고, 한편으로 그림에 이르기까지 내면의 기억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쌓고 풀어내는 하나의 공간이 된다.

    정진은 만화나 설화, 동화, 애니메이션의 모티프와 이미지를 연구하고 이를 중첩시키며 화면 안에서 이야기를 구성한다. 작가의 화면 속에서 주인공처럼 등장하는 인간의 몸은 인간이 가진 사회적, 시대적 욕망을 상징하는 이미지라고 생각되는데, 작가는 시대를 구분치 않고 동서양의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출발시키는 것은 이야기 속 누군가의 욕망이라고 말한다. 금번 전시에서 작가는 작품에 나타난 눈 모티프를 시트지로 제작하여 공간 안에 설치한다. 작가가 그린 화면 속 화자는 그 욕망을 안팍으로 확장시키며 끊임없이 이야기를 생산하는 듯 보인다. 작가의 작품들은 움직임이나 상황을 나타내는 이미지와 모티프, 감정과 긴장을 일으키는 효과선들을 통해 이미지를 서사처럼 바라보게 하지만, 회화의 속성 안에서 이 서사는 기승전결이라는 본디의 구조와 완전히 다른 주관적인 방향으로 풀이된다. 이 지점에서 정진 작가의 그림은 서사를 가진 회화라기 보다 그 자체를 해체하는 작업임을 알 수 있다. 작가는 오히려 서사를 제시하기보다 역으로 서사를 숨기고 알 수 없게 한다. 상황을 제시하지만 그 상황 역시도 여러가지를 화면 안에 동시에 발생시키거나 패턴으로 덮어버리면서 수수께끼 같은 그림의 해설을 관람객에게 요청한다.

    조영각은 다양한 AI 기술을 활용하여 영상과 사진 작업을 자동 발생시키고, 이를 설치 작업으로도 전개한다. 다양한 텍스트를 AI에게 학습시켜 만든 영상이나 AI가 창작한 소설을 기반으로 제작한 작품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AI가 소통이 가능한 또 다른 세계의 주체처럼 여기게 한다. 특히 스페이스캔 1층의 로봇은 프로젝터를 장착하고 움직이면서 AI가 제작한 추상적인 미래 서울의 모습을 보여주며 낯선 생명체와 같다는 감각을 느끼게 된다. 다른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언어를 익혀야 하고, 실상 하루에도 몇 번씩 디지털 세계와 물리적 세계를 자유롭게 오가는 우리는 비가시적 디지털 언어의 안내를 받고 있음에도 그 언어에 그리 관심을 갖지 않는다. 하지만 작가는 이 같은 언어의 차이를 인지하고 탐구한다. 그리고 이 차이는 결국 우리 사회, 세계를 경계짓는 구조임을 작가는 이해하며 AI를 타자로 인정하고, 디지털 세계와 물리적 세계의 화해를 꿰한다. 세대시간을 통과하며 미술은 기술과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변화했다. 기술이 주는 균열은 불안과 두려움을 초래하나 그 세대의 미적 충동을 추동시키기도 하는 것이다. 작가는 기술 환경의 언어와 우리의 언어를 미술로 엮으며 다가올 새로운 감각과 이야기를 내다본다.

    세 명의 작가는 이야기와 언어에 대해 고민하며 이를 스스로의 조형언어로써 해석하고 변주하면서 작업을 이어나간다. 작가들은 작업실에서 본인만의 이야기들을 무수히 발견하고, 폐기하는 과정을 거쳐 몇몇의 이야기를 이미지로 만들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그 이야기들 중 일부의 문장을 레터링으로 전시장에 선보였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도 이미지와 이야기 사이를 계속해서 오가는 작가들의 작업 과정을 미약하지만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야기와 언어를 생각한다는 것은 결국 나와 나를 둘러싼 세계에 대해 상상하고 윤곽을 그리는 일과 다르지 않다. 관람객들이 그 미지의 일을 가늠하고, 감상을 통해 또 다시 이야기를 낳기를 기대해본다.

    전시제목2022 명륜동 작업실 결과보고전 《이것이 이야기는 아니지만》

    전시기간2022.11.24(목) - 2022.12.17(토)

    참여작가 장은의, 조영각, 정진

    관람시간10:00am - 06:00pm

    휴관일일요일 휴관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캔 파운데이션 레지던시(오래된 집) CAN Foundation Residence (서울 성북구 성북로18길 16 (성북동) )

    주최(사)캔 파운데이션

    연락처02-766-7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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