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영
Flowing and pause 182x227cm, Oil on canvas, 2022
정보영
Looking 130.3x162.2cm, Oil on canvas, 2022
정보영
Lighting up 162.2x112.1cm, Oil on canvas, 2022
정보영
Shallow space 181.5x181.5cm, Oil on canvas, 2021
정보영
Still looking 24x33cm, Oil on canvas, 2021
<흐르고 멈추는> Flowing and pause
정보영
이른 오전, 창문에서 빛이 들어온다. 빛은 창 앞에 놓인 목재테이블 위를 지나고 얼룩과 유광으로 마무리된 회색바닥에다각형의 형태로 새겨진다. 빛의 입자를 천천히 촘촘히 망막에 새겨 넣으며 그 앞에 서 있다. 천정은 높고, 삼각의 형태로솟아 있다. 시간은 흐른다.
시간이 흐르며 빛의 다각형은 테이블 안쪽으로 서서히 움직이다 이윽고 수직의 벽을 타고 올라간다. 의자에 앉는다. 흰벽에 칼로 그은 듯 예리한 다각형을 바라본다. 구름이 태양을지나고 있을 어느 지점, 예리하게 구획된 선은 갑자기 경계가불분명해지고 초점이 사라진다. 흐릿한 빛이다. 초점이 있다없다 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어느새 빛은 쌓여가고 따뜻함은더해간다.
따뜻함과 서늘함 부드러움과 예리함을 반복하며 다각형은 점점 좁아지다 정오를 지나고 이내 사라진다. 시간의 결에 빛의결을 대입시킨다는 어느 학자의 말은 나의 그림 그리기를 단적으로 설명해주고 있어 늘 되새기게 된다. 전시장 1층의 작품들은 창 앞에서 빛을 바라보는 시간을 보여주고 있다. 불현듯, 시간에 집중하게 된 시점은 언제부터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그 시작은 나의 건너편에 타자로 존재하는 세계에 대한 집중이었던 것 같다. 개개인의 시간, 사물들 각각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 간다. 아주 오래 전, 짧은 소설을 쓴 적이 있다. 나는너를 인식하나 너는 나를 인식하지 못함에서 밀려오는 운명적 슬픔, 나와 타자의 일치할 수 없는 지점은 시간의 불일치로부터 기인함을 이야기했던 것 같다. 시간의 결에 빗대어진빛의 결, 그것을 관찰하고 그려내는 일은 결국 타자를 이해하고 그곳에 도달하고자 했던 열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을까.
정오가 지나 사라진 빛은 반대편의 좁고 긴 창으로 다시 스며들어온다. 한층 더 따뜻한 오후의 빛이다. 사다리를 놓고 높은 천정을 향한다. 허공을 가로질러 와이어로 선을 긋는다.와이어에 천을 걸쳐본다. 얇은 일자 선으로부터 면이 생성되어 하강한다. 일정 간격을 두고 이 과정을 반복한다. 오후의기다란 빛은 회색의 바닥과 주름진 천 사이를 가로질러 푸른유리구를 지나 반대편 벽에 가 닿는다. 천의 일렁임, 오후의따뜻함은 긴장된 정신을 이완시킨다. 바닥에 놓여 있는 푸른유리구는 이를 온전히 담아내며 수채화처럼 투명한 그림자를드리운다. 늦은 오후, 다채로운 빛과 색의 변화를 즐기기에적합한 시간이다. 유리구는 우주이다. 그것이 놓인 공간을 하나도 빠짐없이 포획하며 동시에 반사 시킨다.
과거의 한 지점은 어느 시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르게해석된다. 10년 전의 어느 한 지점, 그 지점을 5년전 바라보았을 때와 현재의 시각은 차이가 있다. 마치 산을 오르며 보여지는 지평이 다르듯 시간의 켜가 쌓이면서 다른 지평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흐르고 멈추는> Flowing and pause2022 에서 일정 간격으로 드리워진 천은 이러한 시간의 켜를 상징한다.
해는 지고 어두움이 존재를 드러낼 즈음, 테이블 위에 놓인유리구에 집중 조명을 투사한다. 유리구의 그림자는 겹겹이드리워진 천에 투사된다. 시간의 흐름 속, 잠시 멈추어 서는그 곳에는 현재라는 조명이 투사된 유리구의 그림자가 각각의 형태로 투영되어 멈추어 선 그 시간을 읽어내고 있다.
1973년 출생
송영규: I am now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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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색의 시선 Perspective of Lines and Col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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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 2024.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