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타이틀 매치: 임흥순 vs 오메르 파스트《컷!》
2022.11.17 ▶ 2023.04.02
2022.11.17 ▶ 2023.04.02
전시 포스터
임흥순
내 사랑 지하 2000, 단채널 6mm 비디오, 컬러, 사운드, 20분 9초. ⓒ임흥순
임흥순
숭시 2011, 단채널 FHD 비디오, 컬러, 사운드, 24분 26초. ⓒ임흥순
오메르 파스트
차고 세일 2022, 3채널 비디오 설치, 컬러, 사운드, 29분 30초. Photo by Lukas Strebel ⓒ오메르 파스트
임흥순
좋은 빛, 좋은 공기 2018, 2채널 FHD 비디오, 컬러, 4채널 사운드, 42분. ⓒ임흥순
오메르 파스트
세상은 골렘이다 2019,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24분 39초. Photo by Stefan Ciupek ⓒ오메르 파스트
오메르 파스트
아우구스트 2016, 스테레오스코픽 3D 필름, 컬러, 사운드, 15분 30초. Photo by Stefan Ciupek ⓒ오메르 파스트
임흥순
파도 2022, 3채널 FHD 비디오, 컬러, 5.1채널 사운드, 48분 40초. ⓒ임흥순
오메르 파스트
캐스팅 2007, 4채널 비디오 설치, 컬러, 사운드, 14분 10초. Photo by Lisa Wiegand and Nick Trikonis ⓒ오메르 파스트
임흥순
형제봉 가는 길 2018, 2채널 FHD 비디오, 컬러, 흑백, 12채널 사운드, 16분. ⓒ임흥순
1. 기획의 글
타이틀 매치는 이번에 9회를 맞는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의 대표적인 연례 전시다. 영상설치 미술가이자 영화감독인 임흥순과 오메르 파스트를 초청한 이번 전시는 다양한 주제와 형식의 영상을 바탕으로 창조된 두 세계의 정수를 선보인다.
2022 타이틀 매치를 구성하는 열세 점의 출품작은 크고 작은 스크린을 통해 짧고 긴 호흡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시는 임흥순과 오메르 파스트의 다채로운 작품을 고루 보여주기보다는 이들이 창조하는 세계의 본질을 가장 잘 드러내는 최근작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는 두 작가의 예술 세계를 구축해 온 고유 언어가 정점에 이르러 가장 빛을 발하는 순간들을 충분히 음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임흥순과 오메르 파스트는 이번 전시에서 신작 <파도>와 <차고 세일>을 각각 선보인다. 두 작품은 기획과 구성 방식, 내용, 서술기법 등에서 내밀하고도 메타적인 요소들을 포함하며, 자신과 세계를 대상으로 근원을 탐색하는 개념적이고 복합적인 사유를 다채널 화면 위에 펼쳐낸다.
이 전시가 임흥순과 오메르 파스트의 만남에서 주목하는 것은 이들의 작품이 그려내는 세계의 모습이다. 기억, 과거, 역사가 시간 속에 지속되며 복잡다단한 양상으로 전개되는 삶의 단면들을 스크린 위로 펼쳐놓을 때, 이들이 천착하는 것은 세계를 있는 그대로 긍정하고, 그 안에 살아가는 존재의 여정을 살피는 것이다. 또 다른 세계가 아닌 지금 이 세계에 대한 믿음 속에 ‘상실된 이후에도 여전히 도래할 것으로 남아있는 세계’를 끊임없이 재구성해나가는 창조 의지가 내재해 있다. 두 작가가 작품의 형식을 구성하고 매체를 해석하는 방식은 이러한 예술 의지와 결부되어 작품에 강력한 정치성을 부여한다. 임흥순의 작업에서 정동의 장치로 기능하는 사운드를 통해 장면의 정서를 극대화하고, 관객의 움직임을 요청하는 화면 설치로 필연성과 불가능성을 동시에 표현하며, 공동 작업 안에서 정치적 공동체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은 결국 타자의 윤리와 시적 환대를 역설한다. 또한 영화를 기반으로 사진, 회화 등의 장르를 넘나드는 오메르 파스트의 작업은 3D, 모션 캡쳐 등 다양한 매체와 기법의 활용이 주제를 드러내는 방식과 첨예하게 맞물리며 밀도 높은 영화적 공간을 창출하고, 작품이 함의하는 미학적 정치성을 강화한다. 임흥순과 오메르 파스트의 작품은 영상의 매체적 특질을 가로지르며 시대와 개인의 모습으로부터 윤리적 주체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방대한 미학적 기획을 실현한다.
연례전의 형식을 고스란히 담은 긴 전시 제목의 끝에 새겨진 “컷!”은 영화 감독의 이른바 ‘오케이 사인’을 상징하는 외침이며, 영상 매체의 고유한 특질에 해당하는 형식적 문법 원리이자 편집 기술을 은유하는 단어다. 한 세계를 창조하기 위해 수많은 촬영과 편집을 거듭하여 탄생하는 장면은 ‘잘라진 이미지들의 연속’인 것이다. 2022 타이틀 매치: 임흥순 vs. 오메르 파스트 《컷!》은 ‘타이틀 매치’라는 타이틀을 상속받는 동시에, 타이틀 매치라는 전통의 일부가 됨으로써 스스로를 유산으로 물려주는 이음매의 위치에 있다. 구분되는 동시에 연결하는 이미지로서 전시는 하나의 장면이 된다. 이 전시는 또한 두 작가의 작품이 그려내는 세계의 모습과 화면 속 인물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서 관객이 스스로 장면을 채우는 이미지가 됨으로써,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원환의 일부가 되는 구조를 상상해본다. 서로 연결된 실타래처럼, 장면은 하나가 풀려 다른 하나에 감기는 이야기가 되어 우리에게 건너오고, 그것은 다시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수많은 가능성이 되어 우리 내부로부터 화면 위로 전이된다. 2022 타이틀 매치: 임흥순 vs. 오메르 파스트 《컷!》은 주제, 관점, 언어의 차이 속에서 궁극적으로 같은 곳을 향하는 두 세계의 겹침이 만들어내는 깊은 공명을 선사할 것이다.
2. 작가 소개
임흥순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역사의 공백을 메워가는 과정
임흥순은 1969년 서울 출생으로, 현재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영상설치 미술가이자 영화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술과 영화라는 장르를 해체하는 동시에 확장하는 작품을 선보이며, 현대 예술로서의 다큐멘터리 영화와 공공미술, 개별 작업과 공동 작업, 전시장과 극장 그리고 생활현장을 오가며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기획, 제작해왔다.
1998년부터 작가로 활동을 시작해 총 15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대표 개인전으로 2015년 미국 뉴욕 MoMA PS1에서 열린 《환생》,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 작가로 선정되어 개최한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 2019년 더 페이지 갤러리에서 열린 《고스트 가이드》가 있다. 2002년과 2010년 광주비엔날레, 2015년 샤르자비엔날레와 베니스비엔날레, 2016년 타이페이비엔날레, 2018년 카네기인터내셔널 등 다수의 국제 미술행사와 영화제에 초대되었다.
첫 장편영화 〈비념〉(2012)을 시작으로 총 여덟 편의 장편영화를 연출했다. 〈위로공단〉(2014)으로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은사자상을, 〈려행〉(2016)으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판타스틱관객상을 받았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 등 국내 주요 미술관을 비롯해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미술관, 아랍에미레이트 샤르자 아트 파운데이션 등의 기관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오메르 파스트
실험적 매체 해석과 결부된 고유의 서사로 강렬한 영화적 공간을 창출
오메르 파스트는 1972년 예루살렘 출생으로, 이스라엘과 미국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현재는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며 영상설치 미술가이자 영화감독으로 활동한다. 개인과 집단의 기억이 매개되고 변화하는 방식에 관심을 두고, 다큐멘터리, 극, 판타지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수의 작품을 제작해왔다.
2000년대 초에 작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독일 베를린 마틴 그로피우스 바우(2016), 중국 광저우 시대미술관(2018), 독일 뮌헨 피나코텍 데어 모데르네(2020)를 포함한 다수의 기관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개인전 《Present Continous》는 2015년 프랑스 파리 주드폼을 시작으로 2016년 영국 게이츠헤드 발틱 현대미술센터, 덴마크 올보르 쿤스텐 현대미술관을 순회했다.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 2012년 도쿠멘타, 2014년과 2016년 베를린국제영화제 등 다수의 국제 미술행사와 영화제에 초대되었다.
톰 매카시의 소설 『찌꺼기』(2005)를 원작으로 한 〈리메인더〉(2015)를 포함해 다수의 영화를 연출했다. 작품 〈캐스팅〉(2007)으로 2008년 휘트니비엔날레 벅스바움 어워드를 수상했으며, 2009년에는 독일 내셔널갤러리에서 수여하는 40세 이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했다.
미국 뉴욕 솔로몬 R. 구겐하임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등의 기관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1969년 출생
송영규: I am nowhere
갤러리 그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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