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선
배꽃 2023-3 130.3x194cm, Oil on canvas, 2023
이창남
Flowers on the Stool 100x80.3cm, Oil on canvas, 2023
한수정
105dahlia 73x91cm, Oil on canvas, 2022
김제민
무심한 풍경 91x116.8cm, Acrylic on canvas, 2023
이정은
화목 83x70cm, 장지에 채색, 2023
신수진
Yellow Glow 147x100cm, Mixed media on canvas, 2023
허보리
맨드라미조각3_3 72x60cm, Oil on canvas, 2022
이광호
Untitled 7924 130.3x97cm, Oil on canvas, 2022
9명의 작가들이 모여서 꽃과 자연을 이야기하는 ‘화론전’이 이화익갤러리에서 3월8일부터 시작된다.
화론전의 아홉 작가들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상이 멈추고 모두가 움츠러들였을 때 예술로써 도움이 되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하는 고민으로부터 모이게 되었다. 삶의 형태가 바뀌고, 사람들의 활동은 멈추었어도 섭리에 따라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자연의 모습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달하고자 꽃과 자연을 그린 그림으로 매년 봄에 전시를 열게 되었고, 올해로 3회째이다.
이창남 작가를 시작으로 각자 함께할 작가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모인 9인의 작가들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김정선 작가는 짧게 피었다가 지는 배꽃의 찬란한 순간을 담은 <배꽃>연작과 봄의 시작을 알리는 <산수유 꽃>작품을 선보인다. 김정선 작가는 꽃이 피어나는 순간의 조용한 울림을 표현하고자 스케치를 한 번에 끝내지 않고, 꽃 한 송이를 그리고 칠한 뒤 그 형태와 크기에 대응하는 또 다른 형태와 방향의 꽃송이와 꽃잎을 그린다고 한다. 그래서 김정선 작가가 보여주는 꽃은 그 형태가 명확하기 보다는 바람에 흩날리고 있는 듯한 움직임이 느껴진다.
김정선 작가의 꽃은 아름답게 피어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은 꽃의 ‘유한한 아름다운 순간’과 ‘그리움’, ‘상실의 아픔’을 담고 있다.
김제민 작가는 도시의 환경에 적응하며 끈질기게 살아가는 풀들에 집중한다. 작가는 콘크리트, 아스팔트 등 다양한 인공물을 배경으로 유기적인 선을 그리며 뻗어가는 풀의 모습이 종이 위에 자유롭게 그려지는 드로잉의 필선을 닮았다고 이야기한다. 인공과 자연이 극명한 대조와 묘한 긴장감을 형성하며 함께 공존하는 생생한 ‘드로잉’의 현장을 김제민 작가는다시 캔버스 위에 드로잉 한다. 김제민 작가는 도시 속에 자리 잡은 풀이 끊임없는 영역과 경계를 넘나드는 것처럼, 본인의 드로잉도 영역과 경계의 초월을 지향한다고 설명한다.
신수진 작가의 작업은 자연의 생성원리에서 시작된다고 할수 있다. 작은 씨앗들이 품고 있는 가능성과 작지만 각각 다른 잎사귀들이 큰 나무를 이루고 숲을 이루는 것처럼 계속 성장하고 변화하는 자연원리에 대한 경이로움이 작업의 출발이라고 이야기한다. 신수진 작가는 잎사귀나 씨앗, 꽃잎처럼 보일 수 있는 작은 셀들이 만들어내는 작품을 통해서 아주 작고미약하지만 함께 모였을 때 힘과 의미를 가질 뿐 아니라 그작은 것들이 하나하나 소중하다는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한다.
이광호 작가는 초상화, 선인장 연작을 통해서 주위의 다른 것들과 상대적으로 독립되어 있는 개체에 집중 할 수 있도록 대상을 뚜렷하게 표현하였다. 그러나 덤불과 습지 작품에서는정확한 대상의 구획을 지칭할 수 없다. 선인장이나 사람을 그릴 때와는 다르게 선택과 구획의 프로세스가 요구되는 것이다.
캔버스 위에 담겨진 습지는 넓고 거대한 전체의 일부 모습이라는 것을 작품을 보는 관객은 생각 할 수 있으며,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은 캔버스 너머로 확장된다.
이만나 작가의 작업은 늘 예기치 않은 대상과의 ‘우연한 ’맞닥뜨림‘으로부터 시작한다. 작가는 지극히 평범한 대상들이지만, 어느 날 처음 보는 듯한 생경함으로 다가올 때, 형언 할수 없는 울림 같은 무언가가 전해진다고 이야기한다. 그 특별한 대면의 순간, 그 공간은 '더 이상 거기에 없는‘ 곳이 되어버리고, 실재하는 장소의 맥락에서 벗어나버린다. 이만나 작가는 이러한 공간을 캔버스 위에 담고자 무던히 애쓴다. 다른이들에게도 그 너머의 무언가가 전해지길 고대하며 수없이많은 붓질을 한다.
이정은 작가는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의 모습, 그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변화들을 차분하면서도 담백하게그려내는 작업을 보여주고 있다.선물 받았던 꽃다발, 친구가 SNS에 올린 반려견 사진, 엄마가 주신 화병 등 그때의 상황과 연결되어 있는 사람을 떠올리게 되는 사물들이 그림의 출발점이 된다. 이 특정한 사물에어울릴 다른 사물을 배치하여 화면을 채워가는 동안 이정은작가는 사물과 관련된 사람과 추억을 다시 한 번 환기한다.일정한 속도의 붓질과 함께 그때의 시간과 기억이 화폭에 쌓여있다.
이창남 작가는 실제 꽃을 눈앞에 두고 관찰하며 그린다. 생화는 시간이 지나면 시들 면서 모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작업을서두르게 될 수뿐이 없다. 하지만 아무리 서둘러도 꽃은 시들고, 작가는 비슷한 모습의 꽃을 다시 사서 작업을 한다. 물론그 전에 그리던 것과 똑같은 형태의 꽃은 없지만, 꽃을 파는곳을 가보면 모양이 비슷한 꽃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이창남작가는 비슷한 모습의 많은 꽃들을 보며 그 꽃은 이제 없지만우리 모두에게 그들이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고 이야기한다.자신의 몸이 상당한 부분이 잘렸음에도 불구하고, 시들어버린 꽃과 모양은 다르지만, 싱싱하게 피어있는 비슷한 모습의꽃들이 보여주는 끈질긴 생명력이다.
한수정 작가는 일반적인 꽃의 형태도 단순한 변화만을 통해서 이질감을 주는 이미지로 바뀌는 과정이 흥미로워서 “꽃” 을 소재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한수정 작가는 16년이 넘는 시간 동안 “꽃”작업을 하면서 확대된 꽃 이미지만을 그대로 그리거나 윤곽이 잘리도록 확대하기, 꽃잎의 중간 중간을 빈 공간으로 비우면서 꽃의 형태를 깨트리기 등 그리는 방법에 많은 변화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변화는 작가의 의도이기도 하지만 신체의 변화가 생기면서 연결된 작업의 변화이기도 하다.
이처럼 한수정 작가는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을 돌아보며 계속해서 발견되는 단점을 보안해 가면서 자연스럽게 변화해왔다. 작가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과 작업이 쌓이는 과정이 일치하는 것이 본인의 그리기 작업인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허보리 작가가 그리는 풍경은 전체적인 모습을 그린다기 보다는 대상의 일부분을 조각내어 한곳에 집중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 조각난 풍경에서는 원래 전체가 무엇이었는지 잊히기도 하면서 복잡한 삶 속의 도피처의 역할을 한다. 허보리 작가는 표현하는 대상을 자세히 그려내는 것을 넘어서 대상의 에너지와 움직임을 조형적 언어로 보여주고자 한다.
끝나지 않을 것처럼 느껴지던 코로나 19 대유행의 출구가 조금씩 보이는 것 같다. 실외 뿐 아니라 실내 마스크 착용도 부분적으로 해제되고, 그 동안 취소되었던 많은 행사들도 다시 재개하고 있다.
팬데믹 시작과 함께 위로를 전하고자 시작했던 ‘화론’전시는 이제 희망을 말한다.
9인의 작가들이 자신만의 조형언어로 풀어내는 자연(꽃)의 이야기가 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1972년 출생
1972년 서울출생
1967년 출생
1971년 출생
1981년 출생
1971년 출생
1972년 출생
1964년 출생
1967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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