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순이지
Sugar candy mountain#7 1168_910mm _ Watercolor on paper panel _ 2022
순이지
순이지_너편지왔다 210_297mm _ Watercolor on paper _ 2023
전다화
당신의 진실한 벗으로부터 면천에 과슈, 220x220, 2022
전다화
물러나 면천에 과슈, 66x66 cm, 2022
장승근
The Kawaii girl said 2023, oil on canvas, 53 x 45.5
장승근
Moe soldier 2021, Mix media on Canvas, 53 x 53 cm
신선우
솔로샷(Solo shot) 72.7x60.6cm, Oil on canvas, 2023
신선우
솔로샷 72.7x60.6cm, Oil on canvas, 2023
도잉아트는 5월 16일부터 6월 3일까지 순이지, 전다화, 신선우, 장승근 작가가 참여하는 < Black Comedy > 전을 개최한다.
대도시 광고판 주변의 유머러스한 장면, 우스꽝스럽게 연출된 몸짓, 온라인상에 떠도는 밈, 권력자 얼굴에 덧입힌 코믹한 눈. 전시된 작품들은 어디선가 보았던, 볼 법한 친근한 이미지를 품고 있다. 대체로 실소를 자아내는 이미지다. 오밀조밀 뜯어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오지만, 웃음 뒤로 씁쓸함이 묻어난다.
전시에서는 하나의 화면 안에서도 맥락 없는 매치가 이루어지는 여러 장면을 찾아볼 수 있다. 그 장면들은 근본 없이 이곳저곳에서 복제되고, 이런 앞뒤 없음에 열광하는 대중도 읽힌다. 이렇게 네 작가가 물질화한 이미지 기저에는 ‘블랙 코미디’ 정신이 깔려 있어 마냥 웃고 넘길 수 없는 찝찝함이 있다. 순이지의 그림은 물질만능주의 사회 속 흔한 장면을 해학적으로 묘사하지만, 삶의 유한함을 비춰 잔혹하기도 하다. 신선우는 서로 다른 문화와 시간이 교차하도록 인물과 공간의 기표를 병치하여 작품에 수수께끼 같은 장면을 남긴다. 전다화가 모아 회화로 박제한 밈 이미지에는 각각 무언가의 결핍이나 이질감이 강조되어 기이함을 자아내며, 장승근이 그린 익숙한 초상은 일그러진 표정과 디지털 풍화작용으로 인해 뭉개진 이미지, 그에 덧댄 코믹한 눈으로 인해 다소 섬뜩함이 엿보인다.
전시 작품들은 대중문화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차용하지만, 디지털 네트워크 공간으로 대중 매체가 확장되었다는 점에서 팝 아트와는 또 다른 성질을 보인다. 대중문화 이미지를 다루는 작가들의 의식도 이전 세대보다 건조해졌다. 네 작가의 레이더에는 디지털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그 품질이나 영향력이 빈곤할수록, 취득이 편리할수록 그것이 적극적으로 포착된 것으로 보인다. 작가들은 메시지가 휘발되고 남은 저화질 복제 이미지의 틈에서 가로챈 것을 회화로 박제함으로써 물질성을 획득한다. 이를 미술의 범주에 놓아 말하려는 것은 무엇이 진실인지 가려내거나 이 현상을 비판하려는 의지라기보다는 우리 삶에 새롭게 실존하는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라고 보는 편이 좋겠다.
이제는 디지털 네트워크 공간이 삶의 중심부에 자리한 시대를 살고 있다. 여러 단계를 건너뛰고 새로운 창작 양식과 유통, 소통망을 형성하는 이곳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관계에서 발현되는 것이 진실 그 자체가 되기도 한다. 모방과 탈-진실이 생활에 잠식된 이 세계에서는 더 이상 플라톤이 염려한 것처럼 예술가가 만든 이미지 때문에 실재를 보는 눈이 흐려질까 하는 생각이 무의미하다. 《Black Comedy》의 작가들은 수많은 단계를 걸러 이미지에서 탈각된 메시지들의 형상을 작품에 끌어들이면서도, 그렇게 만든 이미지들과 거리를 두며 찝찝하고 씁쓸한 자신의 시선을 날것으로 표현한다. 진실의 여부를 흐리게 하는 이미지에 손가락질하기보다는 이미 얼마든지 진실로 남았기에 더 공포스러운 싸구려 이미지에 물감의 힘을 싣는다. (고양시청 문화예술과 큐레이터 김유빈 전시서문 발췌)
네명의 작가가 저마다의 방법으로 현대사회를 비꼬기도 하고, 성찰하기도 시간. 그들이 선사하는 블랙코미디를 즐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또한 오프닝리셉션이 진행되는 5월 20일 토요일에는 서초구에서 주관하는 <클래식다방> 프로그램으로 밴드 “맥보일”의 공연이 진행된다. 서초구 주민부터 일반 관람객 모두에게 열려 있는 음악 공연으로, 작품과 음악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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