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송수민
Blooming Pattern 2021, Acrylic on canvas, 90 x 90 cm
김선두
낮별-방울 토마토 2022, 장지에 분채, 145 x 100 cm
이소윤
Untitled 2019, Oil on canvas, 162 x 130.3 cm
이혜성
The Breath of Life 2 2023, Oil on canvas, 73 x 116.8 cm
Gallery BK는 6월의 여름 한 가운데, 4인의 작가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푸른 기운 Greenery Beats’를 6월 8일부터 7월 6일까지 한남동 Gallery BK에서 진행한다.
6월의 이른 뜨거움을 잠식 시켜줄 이번 전시에서는 시원한 화폭 위로 감각적이면서 서슴없이 퍼지는 붓 터치와 유니크한 컬러팔레트의 향연이 펼쳐진다. 4인의 작가들은 몽환적이면서 서정적인 나름의 표현 방식으로 관람자의 시선을 고정시키고, 나아가 각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면적 서사와 끊임없는 담론을 화폭 위에 가감없이 분출하여 회화로의 확장과 연속성을 드러낸다.
작가 김선두는 주로 인간의 삶과 자연을 소재로 작가 자신만의 정서를 작품 내에 투영시키고 수묵과 채색을 넘나드는 실험적인 화풍으로 유명하다. 한국화의 영역 확장을 선도하는 작가로서 주로 장지, 먹, 분채 등 동양화에 사용되는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화면 위에 과감한 구도와 대상의 독특한 형상을 묘사한다. 그의 작업은 온화한 색감과 따뜻한 풍경을 바탕으로 시각적으로는 과감하고 실험적인 표현 방식, 정서적으로는 보는 이의 잊고 있던 순수함을 터치하는 동화와 같은 감수성이 돋보인다. 이렇듯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쌓여온 그의 유려한 붓 놀림은 우리 내면의 심연(深淵)에 잔잔한 파동(波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작가 송수민의 몽환적인 화풍은 그가 온라인이나 TV를 통해 보았던 다양한 이미지들의 수집, 그리고 그것에 대한 ‘잔상’의 기억으로부터 출발한다. 작업의 주제, 근원 등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걸 원치 않고 화면 위에서 서사성을 덜어내고 있다는 송수민은 슬쩍 볼 때는 ‘풍경을 그렸네’ 싶다가 자세히 보면 ‘풍경만 그린 건 아니네?’라는 감상을 주고 싶다고. 마치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관람자들이 자신의 화면 위에서 자유로이 뛰놀며 감상하다가 예기치 못한 ‘발견’을 하는 것을 작가는 원하고 있는 것이다.
적녹색의 컬러팔레트가 보는 이의 시각을 압도하는 작가 이소윤의 작업은 유년 시절의 푸르렀던 전원생활의 기억에 출발점을 두고 있다. 짙은 녹음의 인상을 화면 위로 옮겨와 물감이 덩어리째 서로 진하게 뒤엉킨 마띠에르가 추상적인 ‘혼돈’의 모습으로 드러나는데, 작가는 혼돈의 대상은 결국 화려한 ‘자연의 향연’을 묘사하고 있다 말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아름다움 그 너머에 내재되어 있는 무한한 자연의 본능과 변화하는 계절의 기운을 회화로 풀어내며 자신만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그 안에서 모두가 공유하며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를 화두로 던지며 시각적인 경쾌함을 선사하고자 한다.
작가 이혜성이 묘사하는 세밀하고 촘촘하게 그려지는 말린 꽃과 들풀의 군상(群像)은 그만의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작가는 자신이 묘사하는 식물의 모습은 화려하거나 화사하지 않은, 무의미하거나 버려지는 식물들이라고 말하지만 마치 새로운 생명에 눈을 뜨듯 그의 화면에서는 생동감과 따스한 기운이 느껴진다. 죽어가는 꽃들 위에 작가의 집약적인 노동력이 덧입혀져 시간이 유한한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열되면서 소멸과 죽음에서 마침내 역으로 활기찬 생명력의 순간을 맞이하기에 이른다.
“자연은 이념의 그림자일 뿐 완전한 아름다움이 아니다. 따라서 예술가는 결함이 있는 자연에서 취사선택해 완전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내야 한다.”
- 헤겔 (Gerog Wilhelm Friedrich Hegel, 독일 철학자, 1779-1831)
4인의 작가들은 각기 다른 소통의 방식으로 자신의 이념과 세계를 펼치고 있다. 그들이 완성하는 이야기의 끝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자연과 예술의 융합 속에서 자유로이 유영하며 작품 사이의 행간(行間)을 이해하고 탐구하는 순간을 경험하는 것이다. Gallery BK는 여러분이 이번 ‘푸른 기운 Greenery Beats’를 통해 비로소 자연과 미(美), 예술 영역의 조화를 감상하고 그에 수반되는 감성적 쾌감을 느껴보길 기대한다.
최민지, Gallery BK 부관장
1958년 전라남도 장흥출생
1991년 서울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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