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개인전 the smiling face 展
2010.08.16 ▶ 2010.08.21
초대일시ㅣ 2010-08-16 18pm
2010.08.16 ▶ 2010.08.21
초대일시ㅣ 2010-08-16 18pm
김종철
the smiling face_a beautiful flower pen on paper, W21.0xH29.7cm, 2009
the Smiling Faces Series by 49℃
心象이 만들어 내는 서사적 내러티브가 깨달음으로 이어지는 과정
본 전시를 통해서 짧은 담론을 실증하고자 한다. 예술은 여전히 내게 있어서 ‘최면’과 같다.
경험이라는 행위는 감상이라는 과정을 수반한다. 감상을 하면서 관객은 자신의 미적 경험에 대한 嗜好를 결정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를 위해서 짧은 시간 안에 종합적인 사고과정을 거치고 관객들은 그 순간의 경험과 창작물에 대해 판단하게 된다.
‘心想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감동’이라는 시각은 이성과 감정의 이분법이 아닌 개개인의 체험과 미의식, 미적 정보가 총체적으로 작용하여야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말로 구체화 시킬 수 있겠다. 예술이 최면이라고 화두를 던지는 이유는 이처럼 ‘작품 관찰에서 감상으로, 감상에서 감동으로 이루어지는 일련의 사고과정’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이번 작업을 통해서 시도하고자 하는 것은 각기 다른 출발선상에서 시작한 감상이 하나의 깨달음으로 수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이다. 저마다의 감정으로 감상을 시작한다. 감동을 느끼는 포인트는 분명 사람마다 다르다. 이정표처럼 깨달음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작가는 텍스트의 정글을 헤쳐 나와 안내자가 되고자 한다. 신의 자리에서 내려와서 같이 고민하고 길을 찾는 동지로서 작가는 다시 존재의 의의를 지닌다.
나는 ‘마음의 풍경화Mind Scape’를 畵題로 삼는다. 웃는 얼굴 시리즈는 내 마음 속 풍경의 일부이다. 그 시작은 ‘아버지’의 얼굴이었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언제나 웃으시는 아버지가 보여주는 그 삶의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어떻게 그렇게 웃을 수 있지? 어떻게 그렇게 웃을 수 있지! 의구심 반 존경 반으로 이 시대의 ‘아버지’ 라는 자화상에 대해 고찰하기 시작했다. 본 작업에서는 이를 Coding이라는 조형 어법으로 전개하였다. 내가 아버지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삶의 여러 가지 편린들을 부호화 시켜 나갔다.
웃는 얼굴은 그림 안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다양한 도상과 상징 기호들과 만나면서 다의적인 내러티브를 만들어 낸다. 삶의 경험들이 만들어낸 풍경 속에서, 언제나 웃는 얼굴은 현대인의 페르소나로서, 때로는 진심과 가장 가까운 감정으로서 화면의 중심에 자리한다.
이 작업을 진행해 나갈수록 ‘웃는 얼굴’은 시의 함축어와 같이 많은 의미를 축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힘을 빌어 웃는 얼굴을 통해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말하고 싶었다. 삶은 아름다운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이 그 첫번째이다. 여러 가지 장애물과 고난을 감내할 수 있는 유일한 잠재력은 바로 웃는 자세라는 시각이 그 두번째이다. 감상자에게 희망과 공감이 퍼져 나가길 바라는 제 소망이 그 세번째이다. 작가와 감상자는 동지로 다시 만났다. 앞서 말한 의미들은 감상자의 공감과 작가와의 소통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받아들일 수 있다. 작가를 도와줄 관객들이 점점 늘어나기를 진심으로 기다려본다.
한편 붓을 움직이면서 내 마음 속 풍경은 한시도 멈추지 않았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려는 자세를 견지하다가도. 현실을 살면서 격정에 흔들리기 일 수였다. 마치 시합을 치루는 도전자처럼 허무와 비관적인 모습들을 내려놓기 위해 몸부림쳤다. 내면의 아름다움이란, 인간으로서의 최대한의 기품이란, 내게 있어서는 ‘감사하는 것’ 그 자체이다. 모든 것을 감내하고 넉넉히 이겨내는 강한 성품. 우리가 정신적 고향으로 삼고 본받아야 하는 것은 이런 아버지 된 자의 굳은 심지라고 생각한다. 회화의 자유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바로 이것이다. 모든 자율적인 감상을 넘어서는, 모두와 공유하고 싶은 ‘단 하나의 감동’은 바로 이것이다. 나는 항상 이러한 마음의 풍경을 지우고 또 그리면서 이번 작업을 해 왔다. 이제는 함께 하고자 한다. 이러한 깨달음이 저마다의 삶의 방식으로 환원되어 우리의 삶이 정신적으로 윤택해지기를 소망한다. 김종철
1980년 서울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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