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영규 한지조형: 자연을 상실한 시대의 자연

2023.07.11 ▶ 2023.07.24

한벽원미술관

서울 종로구 삼청로 83 (팔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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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영규

    한지 자연으로 회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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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영규

    깊은 가을날 80x 80cm, 한지 성형 위에 석채 및 채색,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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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영규

    훨훨 날으리 지름 85cm, 한지 성형 위에 채색,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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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영규

    해가 꽃을 피울 때 74x 69cm, 한지 성형 위에 채색,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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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영규

    시공의 궤적 170x 180cm, 한지 성형 위에 자연염료, 2023

  • Press Release

    부조와 입체로 자연을 노래하다

    서울 한벽원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여는 차영규 작가는 화려한 색채, 섬세한 필치 그리고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낸 전통 진채화로 오랜 내공을 이어온 작가이다. 그러한 그가 40여 년 전 강원도 강릉에 몸을 담은 이후 변모를 거듭하면서 또 다른 변화를 추구하기 시작하였다.

    자연에의 동경으로 도시를 떠나 강릉 외곽 산골 마을로 정착한 이후 산천에서 느끼는 자연 애착을 통해 직접 형상을 빚어 만든 한지와 한지를 소재로 생동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붉거나 노랗고 때로는 파랗게 물든 자연을 형상으로 노래하며 작가의 이상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그의 첫 번째 변화는 자연의 회귀이다. 서울 강릉을 오르내리기 시작한 이후, 도심을 벗어나 강릉 지변동 외곽에서 10년, 송암 암지골 7년, 송정 바닷가에 10여 년, 그리고 다시 산간 마을 장적골에 정착한 지 15년, 40여 년이 넘는 강릉의 삶은 그와 맞닿은 자연이 자연스럽게 그의 작품에 녹아들어 더욱 심화하고 고조되는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그 바탕에는 아름다운 산간 마을 장적골 주변의 자연경관, 안인 바닷가 그리고 해와 달, 별 계절별로 바뀌어 가는 꽃들, 그리고 날아가는 새들을 통하여 조형 의지가 한지를 통하여 더욱 강렬한 색채와의 만남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두 번째 변화는 문학과의 만남이다. 2012년 8월 정년퇴임으로 학교생활을 마감하면서 더 많은 시간은 작품 세계로의 몰입으로 이어졌다. 더불어 오래전 마주했던 문학과 다시 만남으로 인해서 고교 시절부터 즐겨하던 시와 단편소설도 썼고, 대학 재학 시 ‘검여 유희강’ 서숙에 입문하여 한때는 서예의 길을 추구하려 했던 일 등, 문학으로 시작하여 그림과 글씨를 바탕으로 다양한 작품을 제작하는 계기를 가졌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며 마주하게 되는 장적골 자연과의 만남에 더욱 심취될 수밖에 없는 문학적 정서와 마주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는 2018년 발간한 시집 <빈 것 바라보기> <편안하게 한글길 걸어가며> 등 3권을 출간하였으며 2023년 연말에는 시조 화문집도 발간 예정으로 진행 중이다.

    세 번째 변화는 평면과 입체를 넘나드는 변화이다. 처음에는 평면 한지에 작품을 발표하다가 90년 이후 실험 작업을 통하여 입체적인 부조 한지 작품을 발표하였다. 그러한 기운이 정겨운 한지 재료의 특성과 어우러져 더욱 자연스럽게 평면과 입체를 넘나들면서 서정성과 형상화를 통하여 작품의 깊이감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차영규의 지속적인 변화와 새로운 작품 세계를 추구하려는 의지에서 작품의 격조가 실현되고 있다.



    ■ 작가 노트
    사계


    자연을 담은 작품을 마음에 그리며, 산골 마을 장적골로 이주한 지 15년 봄에는 진달래와 벚꽃이 온 마을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며, 만물이 소생하는 기쁨을 맞이했습니다. 이에 화답하여 농민들은 봄맞이 밭갈이 준비를 시작합니다.
    아침 해가 뜨기를 기대하고, 저녁 해가 지는 것을 아쉬워하며 부지런히 땅에 정을 줍니다. 나도 덩달아 공연히 흥이 나서 봄기운을 작품에 담아 봅니다.

    초여름에는 바쁜 일손으로 모내기를 시작합니다.
    동네 사람들이 다 함께 모여서 모판을 만들고, 심으면서 모가 자라기를 기다립니다.
    못밥도 먹으며 밭에 거름도 주고 정담을 나눕니다.
    이제 뜨거운 태양 아래 모든 곡식과 열매들이 풍성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땀 냄새가 진하게 배어 있는 농민들의 즐거움과 흥겨움을 작품으로 전하고자 합니다.

    소슬한 가을바람과 함께 추석을 맞이했습니다.
    추수가 끝나고 곡간이 가득 찼습니다. 사람들 마음속에도 비로소 겨우내 쉼을 반기려는 여유가 넘칩니다. 곡식과 과일을 거두어들이는 수확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이제 쉼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겨울을 맞이했습니다.
    많은 땀과 정성을 통하여 선물 받은 알알의 곡식이 풍요로움은 농촌 생활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사함입니다.

    ​드디어 2023년 한여름이 산골 마을 장적골에도... 삼청동 길에도 왔습니다.
    거침없는 쉼의 미학 - 이토록 아름다운 자연을 통하여 작품으로 담아내기 위해, 나는 그렇게 자연을 닮아가려고 합니다.



    이 좋은 산골 마을 장적골에서

    겨울 군선강/차영규

    살가운 얼음장 속 실낱의 떨림 파장
    쫑긋이 귀 기울여 가까이 들어보니
    울 엄마 가슴 품 안에 심장 고동 소리네

    빙판을 한두 발짝 걸음마 하다 보면
    어릴 적 아장아장 내밀던 모습이니
    아빠도 두 손 붙잡고 즐겨 걷던 길이네

    썰매와 팽이 놀이 엊그제 같다마는
    요즘엔 일에 빠져 머리만 빙글빙글
    오늘은 얼음판 위에 쌩쌩 달려 놀렸다

    # 군선강 - 강릉 남단에 작은 천 같은 물길이지만
    예부터 강이라 표기하는 곳



    ■ 고중환 평론가 글 발췌

    자연에 귀의하고 싶은,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은, 자연에 동화된 삶을 살고 싶은 욕망과 이상을 반영한 것인데, 그러나 알다시피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작가의 이상을 현실에서는 실현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작가가 그려놓고 있는 그림은 사실은 현실과 이상과의 차이를 그린 것이고 괴리(거리)를 그린 것이다. 이상향을 그린 것이고, 유토피아를 그린 것이다. 유토피아는 초 장소, 없는 장소, 부재한 장소란 뜻이다. 현실에는 없는, 다만 사람들의 머릿속에만 있는 장소란 의미다. 이상이라고 했지만, 꿈이라고 해도 좋다. 우리는 이처럼 꿈꾸는 풍경이며, 이상적인 대상으로서의 자연에 대해 알고 있다.

    전시제목차영규 한지조형: 자연을 상실한 시대의 자연

    전시기간2023.07.11(화) - 2023.07.24(월)

    참여작가 차영규

    관람시간10:00am - 06:00pm

    휴관일명절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한벽원미술관 Hanbyekwon (서울 종로구 삼청로 83 (팔판동) )

    주최이천시립월전미술관

    연락처02-732-3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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