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 우드: I Like to Watch
2023.09.07 ▶ 2023.11.12
2023.09.07 ▶ 2023.11.12
전시 포스터
이시 우드(Issy Wood)
그렇다고 합니다 Or so I've heard 2023, Oil on linen, 120×270.5×5cm. 사진 제공:일민미술관
이시 우드(Issy Wood)
봐 엄마, 충치 없어 Look Ma, no cavities 2023, Oil on velvet, 120×265×6cm. 사진 제공:일민미술관
이시 우드(Issy Wood)
포르쉐 드라이버 스타터 팩 Porsche driver starter pack 2023, Oil on linen, 21×30×2cm. 사진 제공:일민미술관
이시 우드(Issy Wood)
이런 그게 맞네 Unfortunately that‘s a hit 2023, Oil on linen, 225×150.5×5cm. 사진 제공:일민미술관
이시 우드(Issy Wood)
무제(하우 나우) Untitled (How now) 2023, Oil on linen, 175×215×5cm. 사진 제공:일민미술관
일민미술관(관장 김태령)은 9월 7일부터 11월 12일까지 《I Like To Watch》를 연다. 이번 전시는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술가 이시 우드(Issy Wood, b.1993)를 한국에 처음 소개하는 자리로, 47점의 신작
회화를 포함해 설치, 영상, 출판물을 선보인다. 이시 우드는 어딘지 모르게 불길한 회화를 통해 모든 것이 적절히 괜찮고 지리멸렬한 동시대를 표현한다. 예를 들어 우드는 고풍스러운 빈티지 사물,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사치품, 성적인 은유, 스스로 겪은 이상한 순간을 집요하게 관찰하면서 자신의 동기를 추적해 그것을 회화로 만든다. 어둡고 저속한 농담을 내포하는 우드의 화면은 익명의 DM처럼 끝없이 이어지는 현실과 망상 사이를 떠돈다. 이런 그리기는 수많은 선택의 가능성, 각종 극단주의가 번지는 오늘의 불안감을 표상하며, 다양한 문화적 맥락에 뿌리를 둔 미술사의 형식을 창의적으로 담아 낸다.
동시대 회화로서 우드의 작품은 초현실주의와 결합한 새로운 리얼리즘의 전조를 보여준다. 우드가 구사하는 리얼리티는 형상과 표현에 입각하는 회화가 더욱 급진적인 미술로 갱신될 가능성을 연다. 그의 그림은 중세 회화에서 신고전주의 구상회화까지 포괄하는 역사적인 유럽 회화를 폭넓게 참조하는 동시에, 기술적으로는 표면을 흐릿하게 처리하거나 필터를 적용하듯 일정한 조도를 유지하고, 무거운 질감의 벨벳을 재료로 사용함으로써 ‘시대착오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초현실주의가 화자의 내면을 지배하는 무의식에 집중해 현실과 멀어진 방식과 달리, 우드는 상징이 과포화된 사물·사건의 잠재성을 돌연 냉담하거나 무방비한 태도로 도상화한다. 화가를 습격해 정서적인 위해를 가하는 사물·사건은 기후 위기나 문화적 퇴행, 미술 제도와 정치적 올바름의 공회전과 같이 그가 겪는 삶의 토대에서 비롯하며, 무엇보다 그러한 물질적 배경이 초래하는 이미지와 양식의 과잉에서 자라난다. 이렇듯 우드의 회화는 좌절된 개인의 무의식을 넘어 화가와 외부 세계의 촘촘한 상호작용으로 인한 도약과 실패를 특유의 양식으로 내보인다.
《I Like To Watch》는 일민미술관 상반기 기획전 《히스테리아》의 연장에서 동시대 회화의 리얼리즘 경향을 새롭게 조망한다. 이번 전시는 캔버스와 벨벳에 그린 회화뿐 아니라 글, 도자 타일, 의류,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재료를 통해 우드의 작업 세계를 살핀다. 1전시실은 그림을 생산하듯 캔버스를 사용하는 방식에 주목한 소형 회화 26점과 영국 소재 식물원에서 영향을 받아 제작한 타일 설치를 선보인다. 2전시실은 관찰, 분석, 정동의 표현이 두드러지는 대형 회화 21점을 전시한다. 3전시실은 회화의 바탕재로 옷을 사용한 그림, 우드가 쓴 블로그 글을 한국어로 번역한 『퀸 베이비』(일민미술관 발행, 2023)를 포함해 7종의 출판물을 소개한다. 프로젝트 룸은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에 기반한 뮤직비디오 8종을 상영한다.
최근 미술에서는 회화 내부의 내용과 구조, 그리고 구체적인 그리기 방식에 주목하는 움직임이 복귀하고 있다. 이시 우드의 개인전은 동시대 회화의 세계적인 흐름을 살피고, 이를 상반기 기획전(히스테리아)과 교차해 탐색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전시에 맞추어 연계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9월 8일(금)에는 이시 우드(참여작가), 윤율리(일민미술관 학예팀장), 김성우(프라이머리 프랙티스 디렉터)가 참여한 〈아티스트 토크〉를 열었다. 10월 중에는 인문학
프로그램 〈역자후기 28〉이 예정되어 있다. 총 57일간 진행되는 《I Like To Watch》는 매주 월요일과 추석 당일 휴관하고, 금·일요일 오후 3시에 현장 신청자를 대상으로 도슨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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