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2023.08.22 ▶ 2023.08.23
2023.08.22 ▶ 2023.08.23
전시 포스터
어떠한 물질을 빛으로 비추면 물질은 존재를 이루며 의미를 이루지만, 이로 인해 맞이하게 되는 어두움이 있다. 어렴풋이 보이나 만져지지 않는 빛과 존재하나 의존적인 물질은 서로의 존재를 비추고 반사하며 이들만의 관계를 이루어 나간다. ‘본다는 것’은 어쩌면 가변적이고 유약한 빛과 물질이 마주치는 찰나의 감각일지도 모르나 이 찰나의 연속은 저마다의 방식을 통해 이론화되어 세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과 시야를 형성해 준다.
전시는 앤드류 포터*의 소설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의 제목과 세 명의 등장인물의 서사를 빌려온다. 세 명의 주요 인물이 전개하는 소설은 여주인공인 헤더가 “세계에 대한 건강한 낙관으로 가득 찬” 콜린과의 연인 관계 사이에서 “자신을 넘어서는 세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나이 든 물리학 교수 로버트와의 정서적 교감으로 인해 감정의 혼란을 느끼는 이야기를 담는다. 헤더에게 이 둘의 존재는 이룰 수 없는 헛된 희망과 타협해야 하는 현실이라는 범주로 가두어지지 않는다. 콜린과 로버트, 이들은 대치되는 듯 양립되어 있어 보이지만, 빛과 물질의 관계처럼 서로의 결핍이 상대의 존재를 완성시켜 준다.
서로의 존재가 상대의 결핍을 비춤과 동시에 채워주는 등장인물들의 서사는 모든 것을 은유하고 지시하고 함축할 수 있는 세계를 포괄하는 빛과 물질의 관계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전시는 세 등장인물의 관계성을 전시공간에 펼치고 포개기도 하며, 두 개 이상의 세계 사이에서 촉발되는 ‘사이의 감각’을 탐색한다. 세 명의 등장인물은 3인전이라는 전시 형태에서 인지할 수 있듯 세 명의 참여 작가 간의 관계를 지시하기도 하며, 비물질과 물질 사이의 경계에서 작동하는 작가의 감각에서 비롯된 작품과의 관계를 은유하기도 한다.
전시를 구성하는 세 명의 작가는 서로 다른 방법론을 통해 자신을 아우르는 두 개 이상의 세계를 횡단하기도 교차시키기도 하며 넘나든다. 박은진은 움켜쥐려 할수록 손 틈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희미하지만 분명한 감각을 화폭에 붙잡아 고정한다. 이은우는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딱딱한 물건들을 평면에 도형으로 옮기며, 이 도형들이 지면을 벗어나는 경우를 상상한다. 안태원은 디지털 세계에 장시간 사로잡힌 신체의 감각을 현실에 출력하며 욱여 넣어지듯 압축된 형상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공간을 맴도는 이 무수한 사이의 감각은 관람객이 전시장을 나서는 순간 또 다른 사이를 낳으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 앤드류 포터(b.1972, Andrew Porter)는 현대 미국 문학계에서 주목받는 작가로 2008년 출간한 그의 데뷔작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은 단편소설 부분 프래너리 오코너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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